‘55년간 무료 예식 봉사’ 창원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 별세
경남 창원에서 55년간 예식장을 운영하며 부부 1만4000쌍을 결혼시킨 백낙삼씨가 투병 끝에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백씨 부인 최필순씨(82)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남편이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1년간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창원의 한 요양병원에서 투병하다가 이날 오전에 별세했다.
백씨는 1967년부터 창원 마산합포구에서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신혼부부에게는 무료로 예식 봉사를 했다. 백씨는 형편이 좋지 못한 신혼부부에게 예식장 사용료와 의복 대여료, 기념사진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했다. 백 씨는 생전 기념사진 값을 일부 받았으나 2019년 국민훈장을 받고 나서는 그마저도 관뒀다.
신혼부부 대부분은 값비싼 결혼식을 치르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생전 100세까지 예식장을 운영하고, 은퇴 후에는 아내와 전국 일주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건네기도 했다.
예식장은 아내 최필순 씨와 아들 백남문 씨가 계속 이어간다. 아들 백남문 씨는 “부친께서 별도 유언은 없었고 생전에 예식장 운영을 잘 해달라는 말을 했었다”고 밝혔다.
백씨의 선행이 알려져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포장을, 2019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백씨는 2021년 LG 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 14일 신신예식장을 찾아 백씨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빈소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의료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9시 30분, 장지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립상복공원이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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