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평화 중재 '숨겨진 의도' 있나…서방 전문가들 "함정" 경고

정윤영 기자 2023. 4. 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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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를 중재하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서방에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함정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지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는데, 국제 사회는 교착 국면에서 평화를 중재하는 중국의 노력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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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젤렌스키와 개전 이래 첫 통화'…"대화·협상, 유일 출구"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남부 헤르손주(州) 비스코필야 마을 거리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2022.09.27/뉴스1 ⓒ AFP=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를 중재하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서방에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함정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착된 전쟁에 평화를 가져다주겠다는 기대감을 부추겨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뻔히 거절할 조건을 강요함으로써 전쟁 피로감을 높이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다.

대만의 프랑스 연구원인 장 프랑수아 디 메글리오는 28일 AFP통신에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국경 문제를 어떻게 중재할 것인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중국의 의도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평화 중재를 주도하는한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들은 어떠한 평화 제안도 거부하는 강경파로 비춰질 위험이 있다. 그것은 엄청난 함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6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1시간 가량 진행된 통화에서 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대화'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평화를 추진하기 위한 특사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방침을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지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는데, 국제 사회는 교착 국면에서 평화를 중재하는 중국의 노력을 환영했다.

AFP통신은 싱가포르 외교 소식통을 인용, 지난주까지만해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중국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배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준비가 됐다고 시 주석에게 신호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의 교착 국면은 지속되기 힘들다며 조만간 러·우간 회담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마를린 라루엘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든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한) 대중 지지는 앞으로 몇달 안에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반격이 성공하면 외교적 협상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고, 실패한다면 휴전을 위한 양보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캔 카사포글루 연구원도 "러시아의 공세가 삐그덕거리고 있음에도 현상 유지는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는 정치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현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시도해야한다"면서 "반격에 성공해 더 넓은 영토를 탈환하더라도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영토의 타당성을 공고히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함정에 빠트리려는 속셈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장 프랑수아 디 메글리오 연구원은 " 중국은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구축이라는 어젠다를 가지고 엄청난 외교 게임을 시작하려 한다.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에 무엇을 제안했든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평화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댄 베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 역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고려할 때 중국은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가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1주년을 맞이한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치적 해결책을 위해 "평화 회담을 시작해야 한다", "사격과 전투를 중지하라",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일방적인 제재를 중단하라" 등 12가지 요구가 담긴 평화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중국의 평화안보다는 자국의 요구 조건에서 한 발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측의 평화안에는 러시아군의 철군과 적대행위 중단, 포로 석방,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위한 특별 재판소 설립, 인프라 복구 등 10개항이 담긴 평화안을 지난해 공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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