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 이끌어낸 창원 경남시민단체 "이승만 기념관 건립 반대"

"마산시민 3.15의거가 도화선, 쫓겨난 독재자 인정 못해"

28일 경남도청 앞에서 경남지역 9개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정부의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2023.4.28. ⓒ 뉴스1 박민석 기자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1960년 3월 15일 제4대 정부통령 선거 당시 부정선거에 항거해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경남에서 정부의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

3.15의거, 6월 민주항쟁, 부마항쟁 관련 경남지역 9개 시민단체는 28일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반대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헌법 전문 중에는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국가통치체제와 기본권 보장의 기초에 관한 근본 법규인 헌법은 전문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0년 3월 15일 제4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은 영구집권을 위해 부정선거를 저질렀고 이에 분노한 마산시민들이 거리에서 항거를 시작했다"며 "마산에서 시작된 항쟁이 전국으로 번지면서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희생되고 나서야 이승만은 대통령직에서 하야 하는 등 헌법 전문에 나오는 4.19혁명은 바로 이 곳 경남 마산에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승만은 헌법을 무시하고 불법과 무법, 불의와 국가폭력으로 12년간 통치하다 국민의 저항으로 쫓겨난 독재자"라며 "반민특위 무력화, 국회 프락치, 발췌·사사오입 개헌, 보도연맹 학살 등 이승만이 자신의 집권을 위해 자행한 일들의 국가적 후유증으로 지금도 우리사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기념관 건립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예산 460억원이 편성됐다고 하는데 앞으로 눈덩이 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전세사기와 무역적자로 시민들과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들이 파산하는 마당에 예산의 적정성이 어디 있는지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오는 2024년 정부 예산안에 보훈처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책정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보훈처는 2024년에는 설계비 24억 7000만원, 2025년과 2026년에는 공사비 174억 1800만원과 261억 1200만원을 편성했다. 3년간 460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대통령 탄생 148주년 행사에서 "이제는 진영을 떠나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pms44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