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1만4000여쌍 ‘무료 예식’ 봉사…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 별세

김동환 2023. 4. 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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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5년간 1만4000쌍이 넘는 부부의 결혼식을 무료로 올리게 해준 경남 창원시의 신신예식장 대표 백낙삼씨가 투병 끝에 28일 별세했다.

고인은 부인 최필순씨와 함께 1967년부터 창원 마산합포구에 신신예식장을 열고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을 대상으로 무료 예식을 제공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지난해 1월 신신예식장을 찾아 백씨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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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창원에 신신예식장 열어…형편 어려운 부부에게 무료로 예식 올리게 해
경남 창원에 있는 신신예식장에서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을 대상으로 무료 예식을 진행해 온 백낙삼(왼쪽)·최필순씨 부부. LG 복지재단 제공
 
지난 55년간 1만4000쌍이 넘는 부부의 결혼식을 무료로 올리게 해준 경남 창원시의 신신예식장 대표 백낙삼씨가 투병 끝에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이날 백씨의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진 후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1년 투병 끝에 오늘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부인 최필순씨와 함께 1967년부터 창원 마산합포구에 신신예식장을 열고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을 대상으로 무료 예식을 제공해 왔다. 예식장과 폐백실은 기본이고 드레스와 양복·꽃다발까지 무료로 준비했다.

이곳을 찾은 부부는 대부분 값비싼 결혼 행사를 치르기 어려운 형편으로, 필요할 시 백씨가 주례를 섰고 최씨가 들러리를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한창 예약이 많을 때는 하루에만 17쌍이 결혼식을 올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2021년에도 여전히 예식장은 북적여 그 해에만 200쌍 가까운 부부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중매로 만난 백씨 부부는 초가집 앞에서 약식으로 혼례를 치르고 한동안 떨어져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지낼 방 한 칸 구하기 어려운 형편으로 세월을 같이 보내와서인지 가난한 부부를 보면 두 사람의 마음은 더 애틋해졌다.

고인은 100세까지 신신예식장을 운영하고 은퇴한 후에는 부인과 함께 전국 일주를 할 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예식장을 거쳐 간 부부들이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싶어서다.

웃으면서 즐겁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말을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도 전했던 백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예식장에서 결혼한 부부들의 안부 전화를 받을 때 삶의 가치를 느꼈다.

오랜 기간 사회에 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백씨는 1988년에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서 국민포장을,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고 2021년에는 LG의인상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지난해 1월 신신예식장을 찾아 백씨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백씨의 아들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아버지께서 임종하실 때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 계셨다”며 “(이전에) 아버지께서는 ‘열심히 살아라’, ‘항상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예식장 운영은 고인의 뜻을 이어 가족이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

빈소는 창원 마산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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