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이어 인텔도 최악의 1분기… “반도체 불황 완화 조짐” 신호는 긍정적

최지희 기자 2023. 4. 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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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분기 역대 최대 규모 4조원 적자
PC·서버 칩 수요 모두 부진
시장 경기 완화 조짐 언급
겔싱어 CEO “PC 시장 안정성 높아져”
‘적자 8조’ 삼성·SK하이닉스도 하반기 회복 전망
세 곳 모두 실적발표 후 주가 상승
미국 오리건주 힐스버러에 있는 인텔 반도체 공장 클린룸./인텔 제공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IT 수요 급감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합산 적자가 8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도 사상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냈다. 다만, 전례 없는 손실 속에서도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제품 재고가 상반기에 점차 줄면서 하반기 반도체 수요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 3조7500억 적자 낸 인텔… “PC 시장 바닥 치는 중”

인텔은 27일(현지시각)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6% 급감한 11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손실은 28억달러(약 3조7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5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에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앞서 인텔의 최대 적자 기록은 6억8700만달러(2017년 4분기)였으나, 이를 뛰어넘어 분기 사상 최대 손실을 냈다. 매출총이익률도 50.4%에서 34.2%로 16.2%포인트(P) 감소했다.

인텔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반도체 재고가 쌓여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특수 이후 데스크톱·노트북 등 PC 수요 감소로 주력 제품인 PC 칩 판매가 부진한 데다 대형 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프로세서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PC 칩 사업을 담당하는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과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사업 부문의 1분기 매출은 각각 38%, 39% 감소했다.

이날 인텔 경영진은 2분기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시장 경기가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재고가 안정화되면서 PC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수요는 여전히 약세를 보여 서버와 네트워크 시장은 아직 바닥을 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올해 하반기에는 인텔이 안정적으로 총이윤 40%대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글렌 오도넬 리서치 디렉터는 “이번 인텔의 실적은 나빠질 수 있을 만큼 최대로 나빠졌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모든 것은 거시경제 회복에 달려 있으나, 기업들의 기술 분야 지출은 점차 늘어날 전망으로 인텔을 비롯한 반도체 제조업체엔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반도체 쇼크’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하반기 수급 개선 전망

1분기 나란히 대규모 적자를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반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14년 만에 반도체 부문에서 4조4800억원의 적자를 냈고, SK하이닉스는 역대 분기 최대 적자인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천정부지로 쌓이고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자 최근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이어 감산을 공식화했다. 이로써 모든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감산에 돌입하면서 업계는 재고 감소 효과가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감산 규모를 훨씬 의미 있게 진행 중”이라며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하고 하반기엔 감소 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 외부 기관이 전망하는 것처럼 상반기 내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하반기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김우현 CFO 부사장은 “업계의 감산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최근 시황을 반영한 생산 조절 영향이 더해진다면 3분기부터는 시황 개선과 함께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모리 가격이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만큼, 가격탄력성에 따라 메모리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수요 증가와 감산에 의한 공급 축소가 맞물리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가 나오면서 실적발표 이후 인텔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인텔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99% 급등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현재까지 각각 1.8%, 4.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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