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즈메의 문단속’…SSG 수호신 서진용이 밝힌 포부

배재흥 기자 2023. 4. 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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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NC전에서 투구하는 서진용. SSG 구단 제공



프로야구 SSG의 ‘수호신’ 서진용(31)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의 시즌 초반 활약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7)을 세웠던 2006·2011년 삼성 오승환의 페이스와 견줘도 모자람이 없다. 2023시즌 11경기(27일 기준)에 등판한 서진용은 벌써 9세이브(1승)를 수확해 세이브 부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 2위인 롯데 김원중(5세이브)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다. 세이브 개수보다 돋보이는 건 서진용의 평균자책점이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0.00’, 그야말로 무결점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SSG 팬들은 이런 그에게 새로운 별명을 붙여줬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제목을 빌려 ‘서즈메의 문단속’으로 요즘 그를 부른다. 뒷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팀의 마무리 투수에게 팬들이 보낸 최고의 찬사다.

지난 27일 LG전을 앞두고 서울 잠실야구장 원정 더그아웃에서 만난 서진용도 팬들의 이 같은 호칭을 알고 있다는 듯 ‘서즈메’라는 말이 나오자 미소를 지었다. 서진용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주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가르쳐 줘 그제야 알았다”면서 “마무리 투수로서 ‘문단속’이라는 표현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 원정 더그아웃에서 만난 서진용. 배재흥 기자



지난해 68경기에 등판해 21세이브(7승3패) 평균자책점 4.01로 시즌을 마감한 서진용은 SSG가 다른 구단에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일조했다. 그러나 시즌 중후반에 접어들며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는 결국 마무리 보직을 반납해야 했다.

이런 전력 탓에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서진용의 안정감에 의문을 가진 시선도 있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듯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졌던 것일까.

서진용은 “이전에는 강하게 공을 던지려고만 하다 보니 균형이 많이 망가졌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나에게 꼭 맞는 투구 균형을 찾는 데 주력했다”면서 “균형이 맞으니 직구 구속도 올라갔다. 마운드에서도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직구 평균 구속이 오르니, 주 무기 ‘스플리터’의 위력도 배가 됐다. 시속 140㎞ 중반 직구 뒤에 나오는 스플리터의 피안타율은 0.071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기록만 놓고 본다면 서진용의 이번 시즌 활약은 삼성의 ‘돌부처’ 오승환이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를 거뒀던 2006·2011년 초반 페이스와 비슷하다. 오승환은 2006·2011시즌 초반 등판한 11경기에서 모두 9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각각 0.60과 1.42였다.

서진용은 그러나 기록에 관한 생각은 되도록 멀리한다고 한다. 그는 “주위에서 초반 페이스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해주고 기록에 대해 언급도 하는데, 스스로 부담을 더 주는 것 같아서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며 “기록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거로 생각하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서진용은 “이번 시즌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개인적으로는 30세이브 기록은 달성하고 싶다. 그 이후에는 또 다른 개인 목표를 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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