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 절차 속터져”… ‘HUG 오픈런’ 현상도

전수한 기자 2023. 4. 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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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라는 직원이 전화로는 하도 연결이 안 돼서 직접 왔는데, 오늘 휴가를 냈다고 하네요. 하루하루 피가 말리는 전세사기 피해자인데 헛걸음을 했다니."

전국에서 전세사기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청구 절차를 밟는 피해자들로 HUG 관리센터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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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 늘어나는데도
‘보증이행 상담’ 전국에 5곳뿐
2시간 넘게 대기하는 경우도
“일처리까지 지연되니 막막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부관리센터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청구 상담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꽉 차 있다. 문호남 기자

“담당자라는 직원이 전화로는 하도 연결이 안 돼서 직접 왔는데, 오늘 휴가를 냈다고 하네요. 하루하루 피가 말리는 전세사기 피해자인데 헛걸음을 했다니….”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부관리센터. 센터가 문을 여는 오전 9시 이전부터 상담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대기실은 금세 상담자로 꽉 찼다. 이곳에서 만난 ‘구리 전세사기’ 피해자 김모(36) 씨는 하루라도 빨리 전세보증금 반환 상담을 받고 싶어 개점 전부터 센터를 찾아 30분 동안 기다렸지만, 결국 상담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보증금이 2억3000만 원에 달한다는 김 씨는 “매일같이 불안에 떠는데도 센터의 일 처리까지 지연되니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전세사기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청구 절차를 밟는 피해자들로 HUG 관리센터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혹시라도 보증금에 문제가 생길까 마음이 급한 피해자들이 개점도 전에 센터에 줄을 서는 ‘HUG 오픈런’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담에만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피해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날 HUG 동부관리센터도 개점도 전에 4명이 찾아 줄을 서면서 대기 줄이 이어졌다. 센터 안에는 “보증이행 상담 폭증으로 대기 시간이 약 2시간 이상 소요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동부관리센터 관계자는 “하루에 많을 때는 40명 정도가 보험금 반환을 위해 찾아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라고 전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반환보증 이행을 상담해주는 센터는 서울에 3곳, 지방에 2곳 총 5곳에 불과하다.

상담이 늦어지면 실제 지급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HUG가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보증금 반환 신청 5078건 중 2340건(46.1%)은 실제 지급까지 5주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약관에 ‘30일 안에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약관이 있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각자의 HUG 보증보험 심사 상황을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까지 만든 실정이다.

이 채팅방에선 “동부관리센터 전화 되시는 분 계신가요? 100통을 넘게 하는데 받질 않네요” “이젠 HUG한테 더 화가 나네요”라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수한·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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