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중국 vs 대만’ 갈린 파라과이 대선…좌·우 지지율 ‘박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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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냐, 대만이냐.
좌우 세력을 대표하는 유력 후보 두 명이 중국과 대만 중 어느 쪽과 외교 관계를 맺을지를 놓고 극명하게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월 <시엔엔>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말했다. 시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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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냐, 대만이냐.
오는 30일(현지시각) 남미 파라과이에서 치러지는 대선이 국제 사회의 눈길을 끌고 있다. 좌우 세력을 대표하는 유력 후보 두 명이 중국과 대만 중 어느 쪽과 외교 관계를 맺을지를 놓고 극명하게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는 집권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와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이다. 파라과이는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어,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현 대통령은 출마하지 못한다.
집권 여당의 폐냐 후보는 대만과의 수교 관계를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견줘 야권의 알레그레 후보는 대만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겠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핵심 배경에는 경제 문제가 있다. 파라과이는 쇠고기와 콩의 주요 수출국으로, 연간 생산량이 각각 30만t과 1천만t에 이른다. 그러나 대만과의 관계 때문에 중국과 수교를 맺지 못해 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레그레 후보는 이런 상황을 지적하며 쇠고기와 콩의 수출 확대를 위해 중국과의 수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현지방송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1957년 7월8일 수교 이후 60여년 간 이어진 대만과 외교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페냐 후보는 대만 지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말했다.
알레그레 후보가 승리하면 대만과 수교를 끊고 중국과 새로 국교를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 등 12개 나라로 줄어들 수 있다. 대만은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9개 나라를 잃었다. 파라과이마저 떨어져 나간다면, 과테말라,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나우루,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만 남게 된다.
알레그레 후보가 이기면 남미 대륙 전체의 정치 지형이 더욱 왼쪽으로 기울게 된다. 남미 주요 13개 나라 중 에콰도르와 우루과이 두 나라만 빼고는 모두 진보 진영이 집권하기 때문이다. 2000년을 전후해 남미를 분홍빛으로 물들였던 ‘핑크 타이드’가 다시 한 번 확고한 흐름이 되는 셈이다.
판세는 알레그레 후보가 약간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이 27일 인용해 보도한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인텔’의 조사에 따르면, 알레그레 후보가 34.3%의 지지를 얻어, 페냐 후보(32.8%)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아직 승부를 속단하긴 섣부르다.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박빙인 데다, 보수 집권세력은 1947년 이후 71년 동안 내리 집권할 만큼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잃은 건 2008년 대선 때뿐이었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온건 진보의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마저 2012년 6월 탄핵으로 5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렇지만 보수 집권세력의 각종 부패 의혹, 파벌 갈등, 경제난 등이 겹치며 정권 교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대선은 하원의원 80명과 상원의원 45명, 주지사 17명, 주 하원의원 257명(전체)을 뽑는 선거와 함께 진행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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