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파리 네 후임, 2시간 지켜봐라”…군 복무 중 가혹행위한 20대 벌금형

“기절시킨 파리 날개 떼서 책상에 올려둬라”
“네 후임이니 관리 잘하며 지켜보라” 명령
춤 추라고 강요하고 성적모욕·폭행하기도
法 “병영문화 훼손…잘못 인정 등 고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에게 기절시킨 파리를 지켜보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사진=이데일리DB)

인천지법 형사8단독 김지영 판사는 위력행사 가혹행위와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군 복무 기간이던 2021년 6월 해병대 제1사단 생활관 등지에서 후임병 B(22)씨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에게 “날아다니는 파리를 죽이지 말고 기절시킨 뒤 날개를 떼 책상에 올려두라”며 “그 파리가 네 후임이니까 관리를 잘하면서 계속 지켜보라”고 명령했다. B씨는 2시간 동안 파리를 지켜봤다고 한다.

또 A씨는 B씨에게 10분간 춤을 추라고 강요하거나 주먹으로 폭행하고 간부 등이 있는 자리에서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도 있다.

김 판사는 “상대적 약자인 후임병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건전한 병영문화를 훼손했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나쁜 데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