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반도체 생산 급증했지만 경기 체감 여전히 비관적

2023. 4. 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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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선행지수 100 밑돌아…자동차 생산 급증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3월 산업 생산 지표가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여서 경기 둔화 흐름이 여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공공행정 부문을 총괄한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 대비 1.6퍼센트(%) 상승한 111.6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승폭은 지난해 3월(1.9%)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부문별로 나눠 보면 광공업(제조업 포함)과 공공행정 부문이 생산을 견인했다.

제조업 생산이 전월대비 5.7% 증가했고 그에 따라 광공업 생산은 5.1% 증가했다. 공공행정 부문 생산 증가율은 5.0%였다.

제조업 생산 증가를 이끈 것은 반도체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전월 대비 35.1%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09년 1월(36.6%)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로 해석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지지부진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들이 일제히 감산에 들어간 상황을 고려하면 전자 산업 회복세가 본격화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기는 무리다.

이 같은 점을 반영하듯, 반도체 생산 증가율을 전년 동월에 비교하면 26.8%나 급감했다. 반도체 출하율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8.3% 급락했다.

통신·방송장비 생산 증가율은 전월 대비 31.5%, 전년 동월 대비 14.9% 각각 급감했다.

다만 자동차 생산은 현대기아차의 판매 호조를 반영하듯 전월 대비 6.5%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 생산 증가율은 26.8%에 달했다.

제조업 전반의 내수 출하는 전월 대비 0.7% 감소한 반면, 수출 출하는 9.4%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1년 전과 비교하면 내수 출하는 보합(0%)이었고 수출 출하는 오히려 3.9% 감소했다.

재고는 늘어났다. 제조업 제고율은 전월에 비해 0.5% 감소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0.6% 증가했다. 국내 무역 적자 흐름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3월 전산업생산지수(전월대비, %). ⓒ통계청

건설업 생산 증가율은 전월 대비 -3.3%에 머물렀다. 하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15.4% 급증했다. 다만 이를 반영해 전년 건설업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다.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건설기성의 토목 공사 실적은 전월 대비 12.2% 증가했으나 건축 부문은 7.6% 줄어들었다.

건축 부문 건설수주가 전년 동월 대비 -39.2% 급감했고 주택 부문 감소율은 -41.5%에 달해 반토막에 가까웠다.

발주자별로 수주 내역을 나눠 보면 공공 -45.7%, 민간 -45.3% 등 침체가 여전했다. 다만 민자 사업 발주 내역은 275.4% 급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세부 내역을 보면 부동산(3.1%), 금융·보험(1.8%) 등에서 증가한 반면, 숙박·음식(-3.4%), 예술·스포츠·여가(-1.6%), 정보통신(-2.0%) 등에서 감소했다. 서민 자영업자가 집중된 부문에서 감소가 두드러져 체감 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서비스업 부문은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부문별 전월비, 전년동월비 생산증가율. ⓒ통계청

현재 경기 체감 수준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6포인트 오른 99.9였다. 이 지수는 경기동행종합지수에서 추세요인을 제거한 지표다.

해당 지표가 2개 분기 이상 오름세를 보여주면 대체로 경기 확장으로, 반대로 하락세가 이어지면 경기 둔화로 해석된다.

앞으로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 떨어진 98.2였다. 앞으로 경기 상황이 여전히 비관적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관련 지수들은 100을 기준으로 낙관과 비관 지표를 나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모두 여전히 100을 밑돌았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3월 산업활동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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