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감소 이유, 분양이 줄어서" 부동산 경착륙 리스크 경고

정영희 기자 2023. 4. 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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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2023년 3월 주택동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폭넓은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위험은 크게 완화되며 매매 심리에 관한 악재가 없다면 가격 기준의 주택경기는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세인 지방의 경우 많은 미분양 물량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전망이 이어졌다./사진=뉴스1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자 정부가 1·3 대책 등 조세와 금융 등에 전방위 규제 완화책을 내놓아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은 경착륙 위험을 보여주고 있어 혼조세는 당분간 유지된다는 전망이다.

2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3년 3월 주택동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폭을 줄였다. 지난해 12월 -2.91%이던 아파트가격지수는 3월 -1.0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2.96%에서 -0.72%까지 상승하며 서울의 가격 회복세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의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고 경매도 확대되고 있어 구매수요 회복이 작용하고 있다"며 "배경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의 회복 전망이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 -3.65%에서 지난달 -1.63%로, 서울은 -4.80%에서 -1.98%로 각각 하락폭이 줄었다. 매매가격과 비교할 때 회복 속도는 느린 편이며 낙폭은 매매가격 보다 커 갭투자 확대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분석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지속해서 하락했던 매매·전세 수급지수는 2023년 1월 이후 상승세를 보여 3월에는 70.7과 68.4로 집계됐다. 권 연구위원은 "수급지수 상승은 소폭 수요 회복과 공급 물량 감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돼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여전히 수급지수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어 주택가격 하락세와 침체는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금리가 안정되면서 주택가격 조정으로 수요 확대가 커진다면 시장 침체는 회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거래가격(수도권 아파트 거래사례 중위값)은 2021년 8월 ㎡당 812만6000원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수요 위축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총 23.6%, 월평균 1.7% 하락했다. 이후 빠른 반등이 시작돼 실거래가격은 2022년 10월 ㎡당 621만원에서 지난 2월 ㎡당 755만8000원으로 21.7% 상승했다. 월평균 기준으로는 매달 5% 이상 오른 셈이다.

정점에서 저점까지 총 14개월이 소요됐고 23.6% 변동한 반면 저점 이후(2022년 10월) 지난 2월의 상승 비율은 4개월 간 총 21.7%만큼 오르면서 하락 변동보다 상승폭이 더 크고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은 정점을 찍은 2021년 8월 대비 7.0% 하락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1년 후 주택가격 변동 전망에 대한 심리적 판단을 반영하는 주택가격전망(CSI)은 지난해 11월 61을 기록하며 저점에 도달한 후 오르기 시작해 지난 2월 기준 71을 기록했다. CSI 지수와 수도권 아파트매매 실거래가격은 전환 시점과 상승·하락 속도 등에서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현 시장 상황이 1년 후 가격전망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되며 수급 여건 소폭 개선과 함께 심리적 판단도 침체 완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분양 물량은 분양 위축으로 소폭 줄었으나 준공 후 미분양은 늘었다.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7만5359가구) 대비 0.1% 증가한 7만543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미분양 증가세보다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경착륙 위험 완화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2541가구로 전월(1만2257가구) 대비 2.3%(284가구) 증가했다. 지방은 전월(6만3102가구)에 비해 0.3%(205가구) 감소한 6만2897가구를 기록했다. 지방 미분양이 전체 물량의 83.4%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준공 후 미분양은 8554가구로 전월(7546가구) 대비 13.4%(1008가구) 늘었다.

권 연구위원은 "수요 위축이 지속되면서 미분양이 증가하고 시장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사업자의 자금조달 부담도 커짐에 따라 분양 물량을 줄인 것이 미분양 주택 감소로 이어졌다"며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로 봤을 때 시장 침체 완화와 경착륙 가능성의 양극단 상황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세 하락으로 분양가 메리트가 약화된 지방 미분양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되면 경착륙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측은 수급지수의 소폭 개선이 지속되면서 심리 여건의 악재가 없다면 가격 기준의 주택경기는 올해 하반기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착륙에 준하는 준공 후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경우 침체 심화도 가능할 수 있으므로 신규 분양 물량이 잘 조절되고, 정부의사업장 대상 지원 대책이 효과적으로 적용된다면 국지적 상황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연구위원은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 동향에 대해 지속 관찰이 필요하고 투기지역 지정 해제가 미분양 증가로 이어진 분양시장 위축을 전환시킬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노후계획도시 정비 관련 추진 내용도 중장기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줄 중요한 변수로 동시에 단기 시장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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