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 부른 복마전…강남 납치·살해 배경엔 '시세 하락'

류인선 기자 2023. 4. 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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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퓨리에버코인 가격 하락에 이경우 손해
유상원 부부 이더리움으로 투자금 지급
이더리움 가격 오르고 퓨리에버는 하락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된 용의자 3인조 중 이경우(36)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4.0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강남 납치·살인 사건에 대한 한 달간의 수사기관 조사가 종료됐다. 검찰은 '가상화폐'를 갈취하기 위해 살인이 계획된 것으로 판단했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강남 납치·살인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부장검사)는 이 사건 피의자 총 7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퓨리에버코인이라는 가상화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경우(36)는 군대 동기의 권유로 이 코인에 투자했고, 8600만원을 투자했지만 대부분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A씨는 코인 발행사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회사를 남편과 공동 운영했다. A씨는 이경우에게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가 시세조종을 주도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경우는 2021년 3월2일 유상원 부부 호텔로 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경우는 유상원 부부가 가상화폐 관련 사건을 통해 자산을 불린 재력가인 것을 알게 되자 A씨 정보를 유상원 부부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유상원 부부도 A씨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상원 부부는 2020년 10월 A씨를 통해 퓨리에버코인에 프라이빗 계약을 통해 1억원을 투자했고, 블록딜 계약으로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은 이더리움으로 지급됐다.

프라이빗, 블록딜 계약은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 코인 발행업체로부터 싼값에 코인을 매수하되 고액을 투자하는 방식의 거래다. 유상원 부부 자금은 1억원, 유상원 부부가 투자유치한 금액이 3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퓨리에버코인은 2020년 12월21일 1만354원을 기록했지만, 2021년 3월9일 715원까지 하락했다. 비슷한 시기 유상원 부부가 A씨에게 투자금으로 지급한 이더리움은 63만원(2020년 11월13일)에서 249만원(2021년 3월9일)으로 상승했다.

이경우는 지난해 7~8월 유상원 부부에게 A씨에게서 코인을 뺏어오자는 취지의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로부터 약 6개월간 범행을 준비, 지난 3월29~30일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 부부로 지목된 피의자 유상원(51,왼쪽)와 황은희(49)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4.13. ks@newsis.com

유상원 부부 등은 혐의를 부인하며 범행 동기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가상화폐 관련 민·형사 분쟁 기록 20여건을 분석하고 휴대전화 재포렌식을 통해 문자메시지, 통화녹음, 사진 등을 복구했다. 또 황은희가 범행 동기 등을 메모한 쪽지를 구치소 압수수색을 확보했다.

황은희는 '검사의 추궁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변호사와 상의 없이 검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쪽지를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7000만원에 대한 진술과 1억원과 30억원을 투자해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등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대한(36)·연지호(30)는 지난 3월29일 A씨를 납치해서 휴대전화를 뺏고, 다음날 새벽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경우와 유상원은 A씨 휴대전화로 가상화폐 거래소 어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게 거액의 가상화폐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지만, 유상원 부부와 이경우도 구체적인 금액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마취제를 맞은 상태였고, 비밀번호를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씨에게 실제 거액의 가상화폐가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검찰은 황은희는 이 휴대전화를 부산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확인한 A씨 명의 코인은 거액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이경우는 범행을 제안한 인물이고, 유상원 부부는 범행의 배후에서 자금과 물자 등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범행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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