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헤어져!" 부부 사이 흔하게 사용하는 이 말...이혼 사유로 인정될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4월 28일 (금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준원 변호사

-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라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기도 해

- 예외를 판단할 때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등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해

- 법원은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집안 사정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요, 남편은 결혼한 뒤에도 친정에는 착한 사위, 아이들에게는 친구 같은 아빠였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한가해진 저는 남편의 지원을 받으면서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감사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상대 여자와는 골프 모임에서 알게 됐고, 무려 2년이나 됐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살아온 제가 바보 같더군요. 제가 화를 내자 남편은 저에게 이혼 청구를 했습니다. 1심은 남편의 유책성이 인정돼서 이혼 기각이 됐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항소했습니다. 본인이 유책 배우자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대할 때 소홀하지 않았고 배우자에게 배려를 많이 해왔다면서, 오히려 결혼생활을 유지할 의사가 없는 사람은 아내인 저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에 제가 이혼 얘기를 자주 꺼냈기 때문이라는데요, 사실 예전에 부부싸움을 했을 때, 남편한테 '이럴거면 헤어지자.'라는 말을 몇 번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말은 다른 부부들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저는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고 있고, 아이들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남편과 이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대로 남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저는 꼼짝없이 이혼당해야 하는 건가요?" 사연자분의 남편이 부정행위를 했으면서 오히려 이혼 청구를 했네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선 유책주의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세요.

◆ 이준원 변호사(이하 이준원): 재판상 이혼 원인에 관한 민법 제840조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조인섭: 네, 그러니까 상대방한테 책임이 있어야 이혼이 가능하다는 거죠?

◆ 이준원: 네, 혼인 생활의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해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 조인섭: 잘못한 사람이 이혼을 청구했을 때는 이혼이 안 된다 라고 하는 것이 유책주의인데, 다만 이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있죠. 어떤 경우에 이렇게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되는 건가요?

◆ 이준원: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라고 하더라도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그리고 세월의 경과에 따라 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 혼인 파탄의 책임이 반드시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어떤 경우가 이런 경우에 해당할까요?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그러니까 잘못을 한 건 맞지만 생활비를 잘 주고 거주할 집도 마련해 주고,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거겠죠?

◆ 이준원: 네, 이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그리고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등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해야 합니다.

◇ 조인섭: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되는 경우를 따져보는데, 그러면 상대방한테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 없는지도 법원은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럼 상대방한테 이렇게 혼인유지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도대체 무얼 보고 어떻게 판단을 법원에서 하는 걸까요?

◆ 이준원: 혼인계속의사는 소송 과정에서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 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악화된 혼인 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유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 조인섭: 법원에서 어떤 경우에 이렇게 판단하는지를 예를 들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준원: 대법원은 일방 배우자의 성격적 결합이나 언행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악화된 경우에도 상대방 배우자 또한 원만한 혼인관계로의 복원을 위하여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일방 배우자에게 혼인관계 악화에 대한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 그리고 이혼 소송 중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 상담 등 혼인관계 회복을 위하여 실시하는 조치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에는 혼인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설령 그 배우자가 혼인계속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이를 인정함에 신중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조인섭: 법원이 이혼 소송 재판하면서 법원 절차 중에 가사조사절차라고 하는 것도 있는데, 이때는 당사자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거지 않습니까? 가사조사 때 당사자들의 태도가 정말 혼인 유지를 원하는 건지, 이런 부분도 판단을 할 것 같고. 또 재판하면서 제출한 서면뿐만 아니라 법원의 당사자가 직접 나와서 이야기하는 태도, 이런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전에 진행했던 사건 중에는 상대방이 이혼은 안 하겠다고 하면서 자녀 면접은 계속 안 시켜준 경우가 있었거든요. 자녀 면접을 안 시켜준 경우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는 거 아니냐, 이렇게 법원에서 판단한 사건도 있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이 사연자분은 남편과 이혼할 생각이 없으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이 사연자분의 경우 남편의 항소에 어떻게 대응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 이준원: 네, 이러한 경우에는 남편의 보호와 배려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사연자분의 혼인유지의사가 계속 있었다는 것을 주로 주장, 입증하는 방향으로 항소에 대응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런 거에 대한 증거로 혹시 이분이 준비하신다고 하면 어떤 거를 준비하실 수가 있을까요?

◆ 이준원: 소송 중에 남편에게 보낸 혼인 유지를 위한 메시지나 통화 내역 같은 것들을 증거로 제출하신다면 혼인유지의사가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리고 비록 이혼 소송 중이지만 아이들하고 잘 지내는 부분이나 상담 받은 거 이런 것들도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하자면, 사연자분의 남편이 부정행위를 했으면서 오히려 먼저 이혼 청구를 했고요. 1심에서는 기각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항소를 하면서 사연자분에게 혼인유지의사가 오히려 없다,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유칙배우자라고 할지라도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그리고 상대 배우자가 혼인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진정 있는지, 이런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법원에서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연자분은 혼인유지의사 이런 것과 관련한 여러 자료를 만들어서 항소심을 대응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준원 변호사님, 사연 보내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준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입력하시고 홈페이지에 들어오셔서 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연락받으실 전화번호도 함께 적어주세요.

◇ 조인섭: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준원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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