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4월의 스페인…마차 끌던 말도 고꾸러져 숨졌다

김광태 2023. 4. 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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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때 이른 폭염에 펄펄 끓고 있다.

섭씨 40도까지 오르면서 스페인 당국이 학교 수업 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극한 기온'이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는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스페인의 이번 폭염은 절대적으로 극한 상황"이라며 이전에 결코 보지 못했던 전례 없는 4월 기온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당국은 학교 수업 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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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극한 상황…빈곤·취약계층 피해 우려"
스페인 세비야에서 마차를 끄는 말들이 목을 축이고 있다.[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페인이 때 이른 폭염에 펄펄 끓고 있다. 섭씨 40도까지 오르면서 스페인 당국이 학교 수업 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날 오후 3시 직후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 공항의 수은주가 섭씨 38.8도까지 치솟았다. 4월 기준 사상 최고 기온이다.

스페인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최근 며칠 동안 4월 예상 기온보다 무려 10∼15나 높은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대변인은 "정상이 아니다"며 "올해 기온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고 말했다.

'극한 기온'이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는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스페인의 이번 폭염은 절대적으로 극한 상황"이라며 이전에 결코 보지 못했던 전례 없는 4월 기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선 5도 차이로 기록이 경신되고 있는데 전 세계 기상 관측소에서도 겨우 손꼽을 정도의 일"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날 남부 도시 세비야에서 폭염 속 마차를 끌던 말 두 마리가 더위를 먹은 듯 탈수 증세를 보이다 차례로 거리에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치료를 받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스페인 당국은 학교 수업 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승객들이 플랫폼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지하철 운행을 늘렸으며 공공 수영장은 예년보다 한 달 일찍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뭄에 폭염까지 덮쳐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자 스페인 기상청은 산불 발생 경보를 내리기도 했다.

폭염이 사회 경제적 취약 계층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의 과학자 크리스티나 리나레스는 "극심한 기온과 관련해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를 설명할 때 빈곤은 핵심 요소"라며 "소득은 더위가 일일 사망에 미치는 영향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역대급 무더위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사만다 버제스 박사는 "유럽이 전 세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며 "온난화 진행 속도가 빠를수록 폭염을 포함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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