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무더기 하한가' 출발점 지목된 CFD 서비스 축소 흐름

신규 매매 중단 조치도 잇따라
금감원도 증권사 사장단 긴급 소집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당부"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가 최근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시발점으로 지목되자 신규 매매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등 관련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28일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CFD 등 레버리지 투자 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국내‧해외 CFD 계좌의 신규 매수‧매도 주문을 중단한 데 이어 신규 가입도 차단했다. 현재는 기존 CFD 고객의 보유잔고에 대한 청산거래만 가능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도 오는 5월 1일부터 CFD 계좌의 신규 매매를 중단할 방침이며,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무더기 급락세를 이어온 대성홀딩스, 선광, 서울가스 등 8개 종목에 한해 같은 조치를 했다. 하나증권도 해당 종목들처럼 신용잔고율이 높고 유동성이 낮은 종목들을 분류해 신규 매매를 막아놓은 상태다. 모두 마찬가지로 잔고 보유 고객의 청산거래는 가능하다.

메리츠증권은 CFD 관련 시장 리스크를 더욱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인별‧종목별 최대 매수한도가 이미 있고, 추가적으로 종목별 한도를 건전성 분류에 따라 더 보수적으로 책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증거금률이 워낙 높아 CFD 거래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됐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애초 해당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최근 다수 종목 연속 하한가 사태가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과 계약을 맺은 CFD 계좌에서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CFD는 투자주체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최소 증거금률 40%로 2.5배의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다. 예컨대 40만원의 증거금만 있으면 100만 원 어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식이다. CFD 거래 시 투자 주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증권사 명의로 거래되고, 실제 보유액 대비 대량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가조작에 악용될 소지도 크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금감원도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국내 35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현안 소통 회의를 개최해 레버리지 투자 관련 시장 리스크 관리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신용융자, CFD 등과 관련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 매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증권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투자 권유 시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CFD 기초 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차등화 하는 등 증권사 스스로도 리스크 확산 방지에 힘 써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CFD 관련 과도한 고객 유치 행위도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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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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