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사령탑 NY계 박광온…비명의 견제 통했다

박광온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홍근 전 원내대표.<연합뉴스>

총선을 1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를 이끌 신임 원내대표로 3선의 박광온 의원이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석 의원 169명 가운데 과반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선 지난해 활용됐던 '콘클라베'(Papal 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선거) 방식이 아닌 과반수 득표로 당선자를 선출했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해 홍익표(3선)·박범계(3선)·김두관(재선) 의원을 따돌렸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의원 한 명 한 명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께 보고드리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며 "민주당의 가치를 확장하고 국민 속으로 더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투표 전 정견발표에선 "총선이 열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며 "국민들은 정권에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지만 민주당에도 실망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이것이 우리의 진짜 위기"라며 "쇄신하고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의 부족한 소통의 보완재가 되겠다"며 "당의 포용성을 높이고 확장성을 넓히고 균형을 잡겠다"고 호소했다.

박 원내대표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MBC에 입사한 뒤 앵커, 보도국장, 100분 토론 진행자 등 방송 기자로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고향인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 출마하며 정치에 입문했으나 공천받지 못했다. 이후 2014년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해 당선,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했다.

2015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는 공보단 공동단장으로 활동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낙연 대표 시절에는 사무총장을 했고,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역시 이 전 대표를 도와 NY(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처럼 당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주변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협상력이 필수인 원내대표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지난해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으나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로 나선 박홍근 의원에게 밀려 쓴맛을 봤고, 올해 재수 끝에 당선됐다.

비명계(비이재명)계가 친명계 지도부를 견제하기 위해 박 원내대표에게 세를 결집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봉투 의혹'으로 인한 지지율 악재와 민형배 의원 복당에 대한 반발 심리가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도부에서 계파 균형을 잡는 데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