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새로' 역대급 실적에 롯데주류 강릉공장도 '분주'[르포]
"'새로' 인기에 분주···공장 가동률 10%↑"
롯데주류 흑자전환 후 새로로 분위기 반전
"강릉주조 경월소주 모태···지역사회 상생"
“강릉 공장에서만 1분에 1000병씩 생산할 수 있어요. 새로가 1분에 330병꼴로 팔렸으니 부지런히 공장을 돌려야죠.”
27일 강원도 강릉시 롯데칠성음료 소주 공장. 공장 관계자는 “새로만 해도 올 들어 월 평균 2000만병이 넘게 팔리는 등 인기가 높아져 출시 7개월 만에 생산 비율이 40%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 강릉공장은 처음처럼과 처음처럼 새로 두 품목으로만 하루 약 210만병의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심상치 않은 새로소주의 인기에 강릉공장도 분주한 분위기였다. 대관령 기슭에서 직접 길어온 물을 이용해 수처리, 주정 입고, 배합, 병입의 모든 공정이 이곳에서 한 번에 이뤄지고 있었다. 2021년 47~48%대에 머물던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 출시 이후 53~55%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주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에는 53.4%, 4분기에는 52.4%대를 기록했다.
새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 가동률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강릉공장의 경우는 새로 출시 직후와 비교해 가동률이 10%포인트나 더 올라 최근에는 가동률이 50%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새로는 출시 한 달 만에 680만병이 팔린 데 이어 올 1월 말엔 누적 판매량 5000만병을 돌파했다. 이달 중순에는 1억병을 넘기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새로의 선전으로 공장 내부도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윤현철 강릉공장 공장장은 전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은 그간 큰 부침을 겪어왔다. 특히 맥주 부문의 부진이 컸지만 소주 부문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클라우드는 2014년 출시 당시 10%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4%대로 주저앉았다. 2017년 출시한 발포 맥주 피츠는 지난해 7월 아예 생산이 중단됐다. 소주 역시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로 2020년 시장 점유율이 11%까지 떨어진 터였다.
이 때문에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매출은 2018년 5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3년간 적자에 허덕였다. 이후 2021년 영업이익 235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에는 7745억 원의 매출, 36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역대 최고치다. 부문별로 보면 소주 매출만 3410억 원으로 전년 2841억 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소주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렸는데 올해는 20%를 넘길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맥주 부문 매출은 1014억 원으로 전년 952억 원보다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처음처럼 시리즈는 1926년 출시된 강원도 ‘경월소주’를 모태로 한다. 강릉합동주조에서 선보인 경월소주는 이후 두산주류에 1993년에 인수된 뒤 다음해 ‘그린소주’를 내놓는다. 그린소주는 자연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초록병에 담겨져 나왔는데 이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타 업체들도 따라 초록색 병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후 ‘소주병=초록병’이라는 불문율이 한동안 계속되다 최근 진로소주가 투명한 병을 내놓으면서 다시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병이 나오고 있다. 새로는 도자기의 곡선미와 물방울이 아래로 흐르는 듯한 세로형 홈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강릉공장은 최근 처음처럼 브랜드 체험관을 열고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처음처럼 소주의 원료가 되는 대관령 암반수의 청정 자연 이미지를 알리고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관람객들은 처음처럼 소주의 역사를 둘러본 뒤, 공장 견학, 강릉 특산물과 함께 준비된 새로 모히또 시음, 담금주 만들기 체험 등이 가능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브랜드 체험관을 통해 제품을 알릴 수 있고, 더 나아가 강릉의 관광 사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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