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 넘게 이사해봤다”는 원희룡, ‘보증금 대납’ 안된다는 이유는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금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피해자들의 손실을 만회하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피해자들은 다 평등한데 국가가 누구한테만 사기 피해금을 대신 내주겠나. 보증금이 급하다는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우리 헌법 원리 내에서 또 국민들의 형평성 위에서 해야 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기존의 민사관계로 채권, 채무 법원에 가서 하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되는 부분들이 있어 특별히 국가가 개입해서 구제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부는 전날(27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주하는 주택에 대한 경매와 공매를 유예하고, 만약 피해자가 거주 중인 집을 매입해 계속 거주하길 희망한다면 우선매수권을 보장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경매와 공매시 필요한 자금은 저리 대출로 지원한다. 기존 주택에서 계속 살고는 싶지만, 본인이 매입하기를 원하지는 않는 피해자에 대해선 LH가 매입한 뒤 공공임대로 재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대책에는 국가가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식의 금전적 지원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제도적인 허점으로 인해 이번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커진 만큼, 국가가 보다 직접적인 대책을 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 장관은 “저 자신도 지방에서 서울 와가지고 학생 때, 사회 초년생 때, 신혼 때 해서 30번도 넘게 월세방, 전셋집을 이사다녔다. 그래서 집 없는 사람들의 마음과 집주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마음의 불편함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다급하고 앞이 캄캄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아마 건강한 상식과 형평의 질서로 봤을 때는 조금 무리가 따르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IMF 땐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나랏돈으로 매입해주지 않았는가’란 의견에 대해선 “부실 채권을 인수할 때 전제가 있다. 부실 채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전부 자른다. 경영책임 묻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실채권은 나중에 회수될 수 있는 비율을 봐서 할인을 한다. 이번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채권을 평가하면 (피해자들이 돌려 받는 금액은) 10%가 나온다. 10분의 1 받고 포기하시겠냐”며 “피해자들도 지금 다 돌려받을 수 있는 것처럼 기대하지만 본인들 스스로가 ‘10% 받고 우리가 물러설 순 없다’고 반대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직접 지원해준 뒤 건축왕 일당의 은닉 재산을 찾아 구상권을 청구하면 되지 않는가’란 의견에 대해선 “은닉재산 찾으면 피해자들한테 돌려주도록 돼 있다. 언제 돌려받을지 모르는, 확률 계산도 안 되는 가능성을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따지면 보이스피싱도 범인들 잡아서 나중에 찾아오고 다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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