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의료법 강행 반발… 의협 등 13개 단체 내달 4일 파업예고

■ ‘5월 의료대란’ 현실화 우려
의사 · 간호조무사 · 구조사 연합
내주 중 총파업 방법 등 논의
복지부 ‘의료재난위기’ 경보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보건의료단체가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해 이르면 내달 4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환자·보호자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각 단체가 참여하는 연대 총파업도 선언하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의료대란’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의협,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이 참여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 13개 단체는 “간호법 및 면허박탈법 강행 처리를 규탄하며 연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이날 온라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부분 파업 세부 일정을 확정하고, 총력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간호협회는 중재안을 고려치 않고 간호법 원안을 고집해 이를 강행하려는 이유가 간호사만을 위한 특혜이며, 직역 이기주의임을 명백하게 증명했다”며 “이를 외면함에 따른 결과와 향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법안을 통과시킨 주체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부분 파업은 각 의료기관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료가 시급한 환자와 보호자들에겐 일부분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부분 파업 기간 중에 총파업 시기와 방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의료계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원격의료 반대, 2020년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반대 등 정부 정책에 맞서 3차례 파업을 벌인 바 있다. 4번째 파업이 현실화되면 개원의와 치과의사,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여러 직역이 참여하는 만큼 보건의료 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

의료계 단체행동이 예고되자 보건복지부는 박민수 제2차관을 반장으로 ‘긴급상황점검반’을 꾸리고 의료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섰다. 이날 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보건의료 관련 단체의 파업·휴진 등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보건의료 재난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