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명의로 3년간 야금야금 주가올려 ‘감시망’ 회피

이관범 기자 2023. 4. 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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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둘러싸고 1조 원을 넘어서는 운용자금으로 장기간에 걸쳐 시세 조종을 해온 작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정 당국은 이 같은 위법 정황을 사전에 감지를 못해온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계 증권사를 활용해 최대한 노출을 피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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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시세조종 사전감지 못했나
1조원대 투자금 주무른 일당
명의자 집 인근서 거래 ‘치밀’
감시사각 차액결제거래 활용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 사옥에서 열린 증권사 CEO 현안 간담회에서 서유석(오른쪽 네 번째)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이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발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둘러싸고 1조 원을 넘어서는 운용자금으로 장기간에 걸쳐 시세 조종을 해온 작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정 당국은 이 같은 위법 정황을 사전에 감지를 못해온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0일 전후로 시세조종 정황을 포착한 뒤에야 금융 당국 및 검찰·경찰의 광범위한 조사가 시작됐다.

사정 당국에 정통한 관계자는 28일 “수많은 투자자 명의의 계좌로 3년에 걸쳐 조금씩 주가를 올려 왔기 때문에 이상 거래 탐지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총괄과가 전날 관련 업체 사무실,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투자자 명의의 휴대전화는 200여 대다. 하지만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이나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관련자 수가 무려 1500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 중에는 기존에 알려진 연예인과 의료인, 기업인 등뿐 아니라 정치인 등도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금융 당국의 이상 거래 탐지망을 회피하기 위해 명의자 집이나 사무실 인근에서 주식 거래를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내부인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금융 당국의 조사 사실을 알게 된 관계자들이 투자 손실 위기를 피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앞다퉈 던지면서 이번 폭락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차익만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를 주로 활용한 정황도 사전에 이상 거래를 감지할 수 없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CFD를 이용하면 외국계 증권사가 최종 거래 주문을 넣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로 잡히지 않는 데다, 증거금의 2.5배까지 레버리지 매입을 할 수 있다. 적은 돈으로 외국인이 꾸준히 사 모으는 가치주란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계 증권사를 활용해 최대한 노출을 피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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