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사 사장 “5년간 백신 R&D 1.2조원 투자...백신 최강자 될 것”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과 바이오 분야에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연구개발(R&D) 영역에서만 1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안 사장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주요 사업들이 차질 없이 목표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지금부터 5년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좌우할 적극적 투자의 시기임을 강조드리며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토종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해외 국가에 R&D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과 글로벌사의 신규 백신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C(D)MO 사업의 계약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은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5년간 백신과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는 금액은 지난 5년간 투자금액의 약 5배에 달한다. 투자액의 구체적인 사용처로 해외사업 확대, 백신사업 강화,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 대응 포트폴리오 및 인프라 확장 등을 제시했다.
특히 해외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역 확장 및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중장기 핵심 성장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프로젝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해외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내 2곳 이상의 지역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입증한 역량을 바탕으로 각종 감염병에 대한 C(D)MO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사업 강화 및 신규 CDMO 영역 개척이라는 전략을 통해 새로운 팬데믹에 신속히 대응하고 백신의 균등 공급을 도모해 공중 보건 증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라며 “현재 다수의 기업들과 구체적 위탁생산 계약 조건을 확인 중이며 빠르면 상반기 내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규 CDMO 사업의 경우 미국 정부와 글로벌 기관 등에 생산된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향후 선진 국가의 방역 정책과 연계된 사업 기회로까지 확대될 것이라 기대감을 표했다.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CDMO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천 송도에 설립하는 '글로벌 R&PD 센터'에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평가받는 cGMP 수준의 생산 시설인 '파일럿 플랜트'를 설립해 CDMO 사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적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존 백신 플랫폼뿐만 아니라 mRNA,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도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자체 개발 백신 매출 약 5배 증대”
안 사장은 향후 주요 계획으로 계획으로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와 자체 개발 백신 매출 증대를 제시했다. 자체 개발 백신 매출 확대에 대해 그는 “지난해 440억 원 수준의 자체 개발 백신 매출 규모를 내년 22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전 세계 11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12개 국가에서 허가를 위한 심사 과정에 있다. 이 외에도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 최근 세계 최대 조달시장 ‘PAHO’ 입찰에 성공한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해외 인허가를 지속 추진 중이다.
중장기 성장 계획으로는 5개 백신 파이프라인 개발을 언급했다. 기존 글로벌사 백신 대비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백신을 개발해 시장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안 사장은 “기존에 개발된 독감, 대상포진, 수두 백신과 더불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 등의 고도화 및 신규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 중”이라며 “이들 백신은 성공적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연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RNA 플랫폼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 적극 나설 것"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등 신규 백신 플랫폼 확보를 위해 인수 합병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외 몇몇 기업들과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3개 핵심 기술인 5 프라임 캡핑, 리피드나노파티클(LNP), 변형 뉴클레오시드(NTP)의 도입 및 공급 계약을 완료했다. 안 사장은 “이 밖에도 글로벌 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현재 개발중인 mRNA 백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기존 mRNA 백신의 한계로 지목되는 열안전성 및 높은 가격 문제 등을 개선한 백신을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협력과 관련해서는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전 세계 백신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신종 선별 풍토성 감염병 RNA 백신 플랫폼 기술 및 백신 라이브러리 개발’ 지원 과제의 첫 프로젝트로 선정된 것을 꼽았다. 그는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최대 1억 4000만달러(약 20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 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 플랫폼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토종 1호 코로나백신 ‘스카이코비원’, 연내 영국과 세계보건기구(WHO) 허가 완료할 것”
안 사장은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과정을 주도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연례 접종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스카이코비원의 BN.1, XBB 등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를 확인 중에 있다”며 “빠르면 상반기 중 변이 예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며 연내 영국, 세계보건기구(WHO) 허가 등도 완료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카이코비원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 백신, ‘사베코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범용 코로나 백신, 전방위적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혁신적 의약품인 비강 스프레이 등의 기초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원형 바이러스(BA.1)가 최근 글로벌제약사들이 내놓고 있는 다가백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1가백신이 다양한 변이 유행 상황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스카이코비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사장은 “다음 팬데믹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이 있는 가운데 글로벌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다지겠다”며 “5년 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개발의 최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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