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태국노동자 숨지자 '시신유기'…돼지농장주 5년 구형(종합)

사체유기 과정서 아버지 도운 아들에겐 징역 2년6개월 구형
"당시 술 취해 판단 못해"…선고 5월17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자신이 운영하는 돼지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이 숨지자 산에 시신을 유기한 60대 농장주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이우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60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사체유기 과정에서 아버지인 A씨를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씨에게도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판단을 잘 할 수가 없었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면서 살 테니 너그러운 판결 부탁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달 2일 경기 포천시 영북면 한 야산에 태국국적 남성 C씨(60대)의 시신을 트랙터에 실어 유기한 혐의다.

A씨의 범행은 이틀 뒤 발각됐다. “C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C씨 지인(태국국적)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4일 오후 야산에서 B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불법체류자인 C씨가 한 돼지농장에서 10여 년 가까이 일해 온 것을 파악하고 농장주 A씨를 체포했다. C씨는 지난 2월 건강 문제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불법체류자인 C씨를 고용한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시체를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의 아들인 B씨도 범행에 도움을 준 것을 확인하고 그를 입건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5월17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