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방지용 수목 제거 ‘첫발’… 소유주 보상은 험로

김창희 기자 2023. 4. 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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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과 한국전력공사가 이달 강릉산불을 계기로 전기 설비로 인한 산불을 막기 위해 협력에 나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산림 송배전 선로 주변 수목 정리의 긴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전기 설비로 인한 산불 발생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잇단 전기 설비 관련 산불을 겪으면서 수목 정리 작업은 꼭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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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등 6곳 전선주변 조치
전기 설비 따른 산불 급증
최근 3년동안 16건 집중
소유주 동의 등 여건 녹록잖아
보상따른 한전 재정난도 문제

대전=김창희·강릉=이성현 기자·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산림청과 한국전력공사가 이달 강릉산불을 계기로 전기 설비로 인한 산불을 막기 위해 협력에 나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산림 송배전 선로 주변 수목 정리의 긴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위험 수목이 있는 산 소유주와의 보상 협상 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전기 설비로 인한 산불 발생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총 26건이 발생, 2037ha 산림을 태웠는데 최근 3년 사이 16건이 집중됐다.

산림청, 산업통상자원부, 한전 등은 강릉산불과 같은 유사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강원 영동지역 내 위험지역 파악과 선제적 위험목 제거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현장 여건은 녹록지 않다. 광범위한 사업 범위와 함께 소유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사업 대상인 영동지역 6곳의 경우 조경수로 사랑받는 소나무가 많은 곳인데 이들 나무가 전지·벌채 대상에 포함될 경우 보상액 산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강릉시 관계자는 “영동지역 주민들은 소나무 자체가 재산이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다른 잡목이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소나무는 조경수로 팔릴 때 상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어서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보상 주체인 한전의 경우 그동안 전기료 인상을 하지 못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 설비 주변 수목 정리 작업은 한전에 또 하나의 커다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잇단 전기 설비 관련 산불을 겪으면서 수목 정리 작업은 꼭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기 설비로 인한 산불 피해가 잦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의 경우 전기 설비 주변을 송전통행구역(transmission right-of-way zone) 등으로 지정하고 관리 실패 시 법적 책임을 묻는다. 수목정리구역(vegetation clearance zone)을 설정해 공공 목적으로 수목 정리를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삼림소방국 조사 결과 2016∼2020년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최다 피해 산불 상위 20개 중 최소 5개 이상이 전기 설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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