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 국세 24조원 덜 걷혀 ‘역대 최대’… 법인세 6.8兆 감소

세종=전준범 기자 2023. 4. 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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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까지 국세 수입이 87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24조원 줄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조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부동산 거래 감소와 종합소득세 기저효과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이 3월까지 총 7조1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부가가치세 수입은 환급 증가와 2021년 하반기 세정 지원 효과 등이 겹치면서 3월까지 5조6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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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누계 국세 수입 87.1조원
진도율 22%…23년만에 최저
기저효과 빼도 14.3조원 부족
올해 세수 재추계 “공개 안해”
작년 낙관적 전망이 발목 잡아

올해 3월까지 국세 수입이 87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24조원 줄었다. 1~3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과 부동산·주식시장 침체, 지난해 세수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겹친 영향이다. 정부는 5월 이후 세수 상황이 정상화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연간 ‘세수 펑크’는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기업 건물이 많은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28일 이런 내용이 담긴 ‘3월 국세 수입 현황’을 발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조원 감소했다. 3월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세수 부족분은 1월 6조8000억원, 2월 15조7000억원, 3월 24조원 등으로 매월 증가하는 추세다.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21.7%다. 이는 작년 3월의 28.1%는 물론 최근 5년 평균 3월 진도율인 26.4%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3월 기준 명목수치로 따져보면 정부가 관련 수치를 보유한 2000년 이후 가장 낮다.

세수 감소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세목은 소득세다. 기재부는 부동산 거래 감소와 종합소득세 기저효과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이 3월까지 총 7조1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월 주택 매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2% 줄어든 게 양도소득세 급감의 배경이다. 종합소득세의 경우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중간예납 납기 연장의 영향을 받았다.

주요 세목 가운데 하나인 법인세도 새로운 세수 감소 원인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에 따른 2022년 기업 영업이익 감소, 세수이연 기저효과 등이 겹치면서 법인세는 3월까지 6조8000억원 감소했다. 법인세가 주로 들어오는 3월 한 달만 보면 작년 동기 대비 6조1000억원 줄었다. 분납하는 법인세 특성을 고려할 때 다음 달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올해 법인세는 세수 부족이 확실시된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하기 시작했다”면서 “당초 예상한 올해 법인세 목표치(105조원)에는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부가가치세 수입은 환급 증가와 2021년 하반기 세정 지원 효과 등이 겹치면서 3월까지 5조6000억원 감소했다. 또 교통세는 유류세 한시 인하의 영향으로 6000억원 줄었다. 증권거래세는 최근 증시 호조로 작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2023년 3월 국세 수입 현황. / 기획재정부

이날 정부는 3월까지 ‘실질적인’ 세수 감소분은 24조원이 아닌 14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2021년과 2022년 하반기 세정 지원 이연세수 감소 등에서 발생한 기저효과 9조7000억원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 하반기 납부유예 등 세정 지원을 하면서 당시 들어왔어야 할 세금이 2022년 1~2월에 들어왔고, 이 때문에 올해 세수가 더 감소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이런 식으로 착시 현상을 나타내는 세금이 종합소득세 2조3000억원, 법인세 1조6000억원, 부가가치세 3조4000억원, 관세 등 기타 2조4000억원이라고 전했다.

기재부는 최근 세수 부족 상황이 일정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올해 세수 전망을 재추계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내부 의사결정과 재정 운용을 위한 작업것일 뿐 대외적으로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정 정책관은 “지난해 기저효과는 이제 끝났다. 하반기에는 큰 폭의 세수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르면 5~6월 중 세수 상황이 정상화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세수 정상화’를 언급했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세수 펑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정부는 2023년 국세 수입을 400조50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내년 세수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60조~370조원 정도의 세수가 걷히는 게 정상이라는 전제하에 2023년 세수를 계산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현재 흐름대로면 올해 20조~3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세수 관련 전망이 빗나가거나 세수 결손과 같은 일이 터지면 이를 전제로 세팅했던 건전 재정 달성 로드맵도 어그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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