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폈지?"… 지적장애인 삼단봉으로 살해한 30대 여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적장애인 동거남을 삼단봉으로 살해하고 베란다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33)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청주시 흥덕구의 한 자택에서 지적장애 3급이던 B(31) 씨를 삼단봉으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1년 5월 중고거래사이트에서 B 씨를 알게 됐고, 한 달 뒤 동거를 시작해 아이를 임신하는 등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A 씨는 동거 중 담뱃불 등을 이용해 B 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 씨가 외도한 사실이 없는데도 의심을 거두지 못했고, 집에 폐쇄회로(CC)TV까지 달아 감시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해 2월에는 삼단봉으로 B 씨를 폭행한 뒤 속옷만 입힌 채 8일간 베란다에 감금했다.

A 씨는 B 씨가 온몸에 둔력 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자, 그의 시신을 베란다에 한 달여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3월 13일 청주시 흥덕구 한 지구대를 찾은 A 씨가 "남자친구를 죽였다"고 자수하면서 B 씨의 시신이 자택에서 발견됐다.

그는 지적장애인인 B 씨가 자신을 임신시켰음에도 외도하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을 정도로 참혹하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몹시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징역 25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