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리의 마음들·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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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연 옮김.
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우리 뇌가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과정인 동시에, 우리 존재의 핵심에 해당하는 기능이다.
책은 뇌 바깥에 있는 소리라는 신호가 각자의 뇌 안에서 어떻게 고유한 의미를 가지는 신호로 바뀌는지 알려주고, 궁극적으로 '듣는 행위'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다.
"소리는 우리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근간이 된다. 그러니 소리에, 소리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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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소리의 마음들 = 니나 크라우스 지음. 장호연 옮김.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끊임없이 소리를 '무의식적으로' 찾는다.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 바깥에서 자동차가 움직이는 소리, 심지어 바람결에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도 부지불식간에 듣는다. 이는 우리의 청각이 항상 켜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소리를 다 듣는 건 아니다. 중요하지 않은 소리는 뇌가 걸러낸다. 청각 뉴런은 1000분의 1초 만에 계산해 중요한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를 구분한다. 청각은 우리 몸에서 최고로 빠른 감각이다. 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우리 뇌가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과정인 동시에, 우리 존재의 핵심에 해당하는 기능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이자 신경과학 전문가인 니나 크라우스가 쓴 '소리의 마음들'은 소리와 청각, 듣는 뇌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다채로운 연구 성과를 총망라한 책이다. 책은 뇌 바깥에 있는 소리라는 신호가 각자의 뇌 안에서 어떻게 고유한 의미를 가지는 신호로 바뀌는지 알려주고, 궁극적으로 '듣는 행위'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다.
"소리는 우리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근간이 된다. 그러니 소리에, 소리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위즈덤하우스. 464쪽.
▲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 줄리 세디비 지음. 김혜림 옮김.
구글 번역기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한국어 사용자가 자주 쓰는 단어인 '정'(情), '한'(恨) 등의 단어를 외국어로 옮기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단어들 안에는 한국인이라면 모두 어렴풋하게나마 공유하는 고유의 정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언어를 익힌다는 건 어쩌면 그 나라 사람의 정서와 마음을 익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저자는 체코어를 금세 잃어버렸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을 기점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체코어를 공부하기 시작한다.
조금씩 조금씩, 저자는 체코어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체코어를 다시 배우는 건 몸 안에서 잠자고 있던 세포를 깨우는 과정과 같았다.
"내가 잊었다고 믿었던 언어의 많은 부분이 사실 잊힌 게 아니었고, 많은 부분이 단지 다른 언어들의 먼지와 파편 밑에 오래 묻혀 있었을 뿐이었다."
결국 어떤 언어를 '잊는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저자는 깨닫는다. 언어란 자신을 둘러싼 문화와, 자신의 성장 과정과 깊이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5개 국어를 사용하는 언어 심리학자인 저자는 각 언어가 가지는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 자체로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한다.
지와사랑. 344쪽.
▲ 평행세계의 그대에게 = 강연실·우아영 지음.
"과학책을 읽는 것은 곧 우리 공동의 미래를 상상하는 일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요?"
동갑내기 두 여성 범과학기술계 종사자가 과학책을 두고 편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엮었다.
저자들이 고른 과학책들은 흔히 이야기하는 '필독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온 과정에서 마주한 문제나 관심을 통해 고른 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를 완독하지 못했다는 내밀한 고백은 공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과학계에서 남성은 하지 않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느라 애써야 했던 억울함과 서러움을 말하기도 한다.
아울러 저자들은 젠더와 인종 문제에 과학이 무관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 과학자 사회가 차별과 불평등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과학계에 여성이 필요한 이유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든다.
이음. 28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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