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유림서 '180㎝ 자연석' 훔친 일당 전원 징역형

"제주의 환경 가치 고려할 때 범행 비난 가능성이 높아"
검찰이 벌금형 구형한 장물 취득자 징역형 선고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의 국유림에서 대형 화산석을 훔친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강민수 판사)은 28일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씨(59)에게 징역 1년6개월, B씨(57)와 C씨(71)에게 각각 징역 1년3개월을 선고했다.

또 재판에 불출석한 피고인 1명을 제외한 공범 D씨(57) 등 6명 모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5일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산림연구소가 관리하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연구시험림에 무단 침입해 180㎝ 크기의 현무암 자연석 1점을 훔쳤다.

시험림 직원들이 야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들은 수십 차례의 사전 답사를 거쳐 지난해 11월22일 밤 범행에 나섰다.

그러나 높은 경사 문제로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되자 해당 화산석을 훔치기 좋은 곳에 옮겨둔 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재차 범행에 나섰다.

이들은 범행 당시 절단기로 입구에 있는 자물쇠를 해체한 뒤 굴착기 등 중장비들을 몰고 안으로 들어가 1000만원 상당의 나무 약 60그루를 베는 식으로 임시 진입로까지 만들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범행 후 1200만원에 해당 화산석을 팔았지만 구매자의 변심으로 되돌려받게 되자 제주시 애월읍의 한 야적장에 해당 화산석을 숨겨 왔다.

같은달 10일 시험림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CCTV를 추적해 25일 A씨 일당을 검거한 데 이어 당일 화산석까지 되찾았다.

특히 검찰이 장물취득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에게 벌금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연루에 달가워하지 않는 피고인들을 끌어들여 집요하게 화산석을 절취한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제주의 환경 가치를 고려할 때 범행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높아 피고인별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1922년 국유림으로 지정된 한남연구시험림은 총 1203㏊ 규모로 산림경영 관련 연구 뿐 아니라 탐방, 어린이 산림체험 학습 등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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