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밑이 시커멓네"…다크서클 심해진다면 '이 병' 의심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알레르기 비염 탓에 다크서클 생기는 '알레르기 샤이너'
여성·어린이에 주로 나타나…소아 환자의 60~70%가 겪어
알레르기 비염, 약물로 증상 조절…심할 땐 면역치료해야
유·아동 치료 않고 방치 땐 부정교합·학습장애도 불러와
‘알레르기 샤이너(Allergic Shiners).’ 알레르기 탓에 다크서클이 생기는 것을 일컫는 용어다.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알레르기 질환이기 때문에 이런 명칭이 붙었다. 얼굴 및 눈 주변 알레르기성 색소침착으로도 부른다.
알레르기 샤이너를 흔히 호소하는 질환 중 하나가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다크서클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입으로 숨을 쉬면서 얼굴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아이들은 각종 학습장애,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고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매년 4월이면 환자가 증가하는 알레르기 비염과 알레르기 샤이너에 대해 알아봤다.
○알레르기로 생기는 다크서클
눈 밑 부분이 어둡게 보이는 다크서클의 원인은 다양하다. 수면부족, 탈수처럼 생활 속 잘못된 습관이나 노화 과정에서 생기기도 한다. 잔주름이나 눈 밑 지방 등으로 인해 1년 365일 다크서클을 달고 사는 사람도 많다. 다크서클은 특정 질환의 증상으로도 생긴다. 아토피성 피부염, 수면무호흡증, 코 속 용종 등이 대표적이다. 알레르기 비염도 마찬가지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상당수는 알레르기 샤이너로 불리는 다크서클 증상을 호소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코 속이 콧물 등으로 가득 찬다. 이 때문에 눈 밑 정맥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혈관이 팽창하고 색소가 침착돼 다크서클이 생기고 눈 주변이 부어오를 수 있다. 이를 지칭하는 알레르기 샤이너는 눈 아래 피부가 어두워지거나 눈 밑 피부색이 멍든 것처럼 파랗게 바뀌는 것을 말한다. 주원인은 코막힘이다.
어린아이나 여성에게 다크서클이 생길 땐 알레르기 비염 탓일 때가 많다. 이경훈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호흡기알레르기분과)는 “알레르기 비염 소아 환자의 60~70%에서 다크서클이 동반된다”며 “다크서클이 짙고 분포 부위가 넓을수록 알레르기 비염 중증도가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다”고 했다.
○봄철 비염은 나무·꽃가루가 주원인
알레르기 비염은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비염 탓에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입 속 점막이 마르면 각종 바이러스, 세균 감염 등에 취약해진다.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고 구강 구조, 안면 윤곽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부정교합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학습 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집중력 암기력 기억력 등이 떨어지기 쉽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재채기, 코막힘, 콧물, 코 속 답답함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두통, 눈 충혈 증상과 함께 다크서클도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와 혼동하기도 한다. 감기는 알레르기 비염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미열이나 몸살 증상을 함께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질환을 감기로 오인해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식욕부진이나 소화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잠을 제대로 자는 것도 어렵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4월과 11월에 급증한다. 이른 봄에 환자를 괴롭히는 것은 각종 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다. 여름엔 잔디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환자가 많다.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 곰팡이 등 집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인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도 많다. 이런 실내 알레르기는 연중 어느 때나 일어날 수 있지만 대개 겨울철에 심해진다. 환기를 잘 하지 않고 실내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내 알레르기 요인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져서다.
이 교수는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18%,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비율은 23%로 아주 흔하다”고 했다. 초등학생보다 중·고생 등 청소년 연령대에 더 높은 비율로 환자가 생긴다.
○약물로 증상 조절 어렵다면 면역요법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돼 병원을 찾으면 혈액검사나 피부반응 검사를 한다. 어떤 물질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음식 등으로 섭취할 때 생기는 식품 요인과 숨을 들이켤 때 생기는 흡인 요인 등으로 나뉜다. 비염은 흡인성 요인과 관련이 깊다. 꽃가루, 동물털, 진드기 등이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을 활용하면서 알레르기 요인에 면역계가 적응하도록 훈련시키는 면역치료를 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여러 차례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면역계가 해당 물질이 들어와도 더 이상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3~5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 교수는 “면역치료는 약물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장기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시도해 볼 수 있다”며 “만 5세부터 면역치료를 할 수 있지만 대개 초등학교 입학 나이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면역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주사면역요법,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면역요법, 알레르기 식품을 복용하도록 하는 경구면역요법 등으로 나뉜다.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면 3~4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알레르기 유발 음식 복용량을 서서히 늘리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이렇게 늘린 최대 용량을 3~5년 정도 주기적으로 계속 먹도록 한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알레르기 등에 활용하는 피하주사면역요법도 같은 기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면역요법은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치료에만 활용한다. 3~7일 정도 노출량을 늘리는 시기를 거친 뒤 3~5년 유지치료를 한다. 이런 면역치료를 시행한 지 두 달 만에 증상이 개선되는 환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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