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앞두고 한표가 아쉬운 에르도안 “독일 너무하네”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4. 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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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독일에 자국인용 투표소 증설 요청
독일, 안전상 이유로 3곳만 허용
에르도안 지지율 독일 거주자들이 높아
FT “가장 힘든 선거 될 것으로 예상”

튀르키예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외국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을 위해 투표소를 늘려달라고 독일 정부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독일 전역에 있는 150만명에 달하는 튀르키예 유권자를 위해 투표소 수를 두 배로 늘려달라는 튀르키예 정부의 요청을 독일 당국이 거절했다. 튀르키예는 5월14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28일(현지시간) 독일 외무부는 터키 대사관에 새로운 투표소 3곳은 승인하되 다른 10곳은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익명의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같은 결정은 독일 당국 간의 논의 끝에 튀르키예 재외국민 투표 시작일 하루 전인 26일에 튀르키예 정부에 통보됐다.

이로써 튀르키예 재외국민을 위한 투표소 수는 독일 전역에서 13개에서 16개로 늘어난다. 이는 당초 튀르키예 선거 당국이 발표했던 26개 투표소보다 적은 숫자다. FT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보안상의 우려도 튀르키예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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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외국민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한 이후 재외국민의 투표는 최근 튀르키예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외국민 유권자는 약 340만 명으로, 이는 국내외 튀르키예 유권자의 약 5%에 해당한다.

특히 독일 내 튀르키예 유권자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내 튀르키예 유권자는 150만명에 달하는 데, 이들은 지난 2018년 대선에서 약 65%가 에르도안을 지지해 튀르키예 내 에르도안 득표율인 53%를 상회했다. 재선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독일 재외국민 투표소 확충에 열을 올렸던 이유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재외국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였던 독일내 튀르키예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관계자들은 이같은 결정에 비난을 쏟아냈다.

AKP 계열 국제민주주의자 연합 파티 징갈 대변인은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독일 내 튀르키예 유권자의 65%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했다”며 “사람들은 이를 두고 ‘사실상 독일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당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며 비난했다.

FT는 “이같은 결정은 튀르키예와 독일 사이의 긴장을 재점화할 우려가 있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 집권 중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재선 캠페인에서 유럽에 대해 각을 세울 수 있는 새로운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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