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피의자 7명 재판에 넘겨져

檢, 계획범행으로 결론...마취제 제공 등 이경우 아내 불구속

검찰에 송치되는 강남 납치·살인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연합뉴스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을 주도한 이경우(36),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 등 피의자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이 사건의 주범 이경우, 황대한(36), 연지호(30)와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유상원·황은희 부부를 이날 강도예비, 강도살인,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A씨(48)를 승용차로 납치한 뒤 이튿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덕구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2020년 투자한 가상화폐 P코인의 손실 책임을 놓고 A씨와 법적 다툼 등 갈등을 빚던 중 지난해 9월 이경우로부터 A씨를 납치, 가상화폐를 빼앗자는 제안받고 범행에 가담한 혐의다. 

유상원은 이경우에게 범행자금 목적으로 7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의자로 구속기소된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 연합뉴스

이경우는 대학 동창인 황대한을 범행에 끌어들였으며 황대한은 자신이 운영했던 배달대행업체 직원 연지호에게 범행을 제안했다. 

이경우부터 범행 자금 1천320만원을 건네받은 황대한은 대포폰, 차량 렌트, 범행도구 등을 준비했다. 이들은 A씨를 감시·미행하는 등 범행을 준비해 왔다. 

이들은 이경우와 A씨가 평소 알고 있던 사이인 만큼 황대한, 연지호가 직접 범행하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우는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아내 허모씨(37)로부터 마취제를 건네받아 이를 범행에 사용했다. 

검찰은 황대한 등과 함께 A씨를 미행하고 동선을 파악하는데 가담한 이모씨도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경우에게 마취제를 건넨 허씨를 마약류관리법(향정) 위반, 강도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경찰 송치에 앞서 유상원·황은희 부부와 A씨 사이 민·형사 판결문, 피의자들의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6개월여간 사전에 준비한 계획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검찰은 이경우가 유상원·황은희 부부로부터 받은 7천만원을 추징하기 위해 이경우의 계좌·가상화폐거래소 계정 등에 대한  법원의 추징보전명령을 받아 집행하는 한편 A씨 유족에게 범죄 피해자 구조금과 장례비 등 지원금을 지급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