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민주당 돈봉투 녹음파일 공개’ 검사·JTBC 고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통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28일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JTBC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 전 부총장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더펌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전 부총장이 오전 10시쯤 서울서초경찰서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소속의 성명불상 검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JTBC 보도국장과 기자들을 고소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이 전 부총장의 알선수재 혐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통화 녹음파일 수만개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이 녹음파일을 근거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를 벌이고 있다. JTBC는 이 전 부총장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등의 육성이 담긴 일부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더펌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해 8월18일 이정근씨의 알선수재 혐의로 압수수색 및 임의제출을 통해 입수한 이씨의 휴대전화 4대에 저장된 3만건 이상의 톡화 녹음파일 등을 수집해 증거로 보관했는데, 성명불상의 검사가 JTBC 기자들에게 공무상 비밀인 녹음파일 중 일부를 임의로 제공해 일반에 공개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더펌은 “이씨의 통화 녹음파일은 약 3만건으로 각 녹음파일의 통화시간을 평균 3분으로 잡더라도 총 9만분, 즉 1500시간에 달한다”며 “이를 하루 24시간씩 청취해도 다 듣는데 약 62.5일이 소요되는 방대한 분량”이라고 했다. 이어 “3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통화 녹음파일 중에서 (돈봉투 의혹 관련 내용이 담긴) 특정한 녹음파일을 가려내는 일은 상당한 조직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작업”이라며 “이는 현실적으로 검찰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더펌은 또 “검찰이 돈봉투 의혹 수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JTBC가 수사 내용과 관련된 이씨의 특정 통화 녹음파일들을 공개한 것은 검사로부터 제공받지 않는 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더펌은 “통화 녹음파일 공개로 인해 돈봉투 의혹 피의자들의 혐의를 사실로 단정하고 이들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검찰이라는 정황에 비춰봐도 통화 녹음파일 유출이 검찰에 의한 것임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펌은 “이는 새로운 유형의 피의사실 공표”라며 “수사 진행 상황을 중간에 언론에 유출시켜 피의자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총장은 통화 녹음파일 공개 때문에 인격권이 심각하게 침해돼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며 후속 법적조치도 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8일 “(녹음파일을) 검찰이 제공한 게 아님에도 검찰에서 유출된 것처럼 사실과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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