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더 베이직'…블록체인 인프라, 트렌드로 재도약[컨센서스2023]
니어·폴카닷 등 '레이어1'·영지식증명 활용한 '레이어2' 부스에 인파 몰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간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컨센서스(Consensus) 2023'의 전시 부스를 돌아보면 '백 투 더 베이직'이란 말이 떠오른다. 블록체인 플랫폼, 즉 '인프라'가 다시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올해 발표 세션은 대부분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규제에 집중됐으나, 전시 부스는 인프라 프로젝트에 이목이 집중된 모습이었다.
컨센서스 전시 부스 중 사람이 제일 많이 몰린 곳은 단연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들의 부스였다. 레이어1 블록체인인 니어, 폴카닷 등이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자랑했다.
또 스타크웨어(Starkware), 호라이즌(Horizon) 등 레이어2 확장성 솔루션들이 '기업대기업(B2B)' 영업에 활발한 모습이었다. 레이어1 블록체인의 부족한 기능을 끌어올리는 레이어2 솔루션들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왜 다시 '인프라'일까…기본으로 돌아간 업계
이 같은 트렌드를 이해하려면 우선 블록체인 업계의 지난 동향을 알아야 한다. 블록체인 업계의 지난 3년은 트렌드의 연속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른바 '메타'라고 부른다.
2020년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메타였다. 기업들은 일제히 디파이 서비스 개발에 몰두했다. 디파이 서비스로 수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디파이 테마 코인이 급등했다. 그러나 자금만 모으고 서비스를 폐쇄해버리는 이른바 '러그풀' 사례가 이어지면서 메타는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바뀌었다.
이어진 2021년은 NFT 메타였다. 원숭이 그림 NFT 하나가 수억원에 팔리는 시대가 오면서 각 기업마다 NFT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NFT 시장에 낀 거품도 서서히 사라졌다. 이후 테라 사태, FTX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충격에 잠겼던 2022년엔 '이렇다 할' 메타가 없는 '크립토 겨울'이 이어졌다.
올해는 달라졌다. 지난해는 침체기였으나 올해는 시장이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시 인프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제대로 된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드려면 해당 서비스의 기반이 될 인프라가 탄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흔히 '레이어1'으로 불리는 블록체인 플랫폼, '레이어2'로 불리는 확장성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레이어1이란 레이어 위에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을 개발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말한다. 또 레이어2는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의 부족한 속도와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한 확장성 솔루션 또는 플랫폼을 통칭한다.
◇사람 몰린 '레이어1' 부스…'레이어2' 프로젝트는 '영업 몰두'
27일(현지시간) 행사가 한창인 오스틴 컨벤션 센터에선 사람이 끊이지 않는 대형 부스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니어프로토콜, 폴카닷, 네오, 파일코인 등의 부스가 대표적이다.
레이어1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니어프로토콜(니어)은 올해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에선 니어가 전날 공개한 블록체인 운영체제 '보스(BOS)'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마리에케 플라멘트(Marieke Flament) 니어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뉴스1>과 만나 "블록체인 기업이 아닌 기존 기업들 중에서도 이미 가동되고 있는 서비스에 블록체인만 뒷단으로 붙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기업들이 니어 부스를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폴카닷, 네오 등 다른 레이어1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부스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산형 웹 프로젝트이자,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인 파일코인 역시 역대급 규모의 부스를 뽐냈다.
레이어1 블록체인을 뒷받침하는 레이어2 프로젝트들은 B2B 영업에 몰두했다. 레이어1만으로는 충분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레이어2 솔루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올해는 영지식증명 기술을 쓰는 레이어2 확장성 솔루션들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영지식증명이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해 블록체인의 확장성 및 속도를 개선하는 솔루션들이 주목받고 있다. 컨센서스 현장에서도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하는 호라이즌이나 스타크웨어 등 프로젝트의 부스에 사람이 모여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확실히 NFT처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보다, 레이어2 솔루션처럼 기업 고객을 유치하려는 프로젝트가 '핫한' 것 같다"며 "부스 곳곳에서 '확장성(Scalibility)'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들린다"고 전했다.
이날 <뉴스1>과 인터뷰한 마트제 버스(Maartje Bus) 메사리 리서치 총괄도 "올해는 단연 인프라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 등 기존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늘리는 확장성 솔루션들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리서치 담당으로서 '아비트럼' 같은 확장성 솔루션 프로젝트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프라 뚫는 서비스들…국내 팀 메셔, '니어 피치 테스트'서 '톱4'
컨센서스에 자리한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단순히 전시 부스만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프로젝트들은 자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팀들을 직접 발굴하기도 했다.
일례로 니어는 프로젝트들의 발표를 듣고 지원할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니어 피치 테스트(NEAR Pitch Test)'를 개최했다. 신규 프로젝트들이 IR 발표를 진행하면 니어 재단이 벤처캐피탈(VC)들과 연결하고, VC 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프로젝트들은 니어 재단의 지원을 받는 식으로 행사가 이뤄진다. 이번 피치 테스트에는 글로벌 톱 VC 중 하나인 패브릭벤처스(Fabric Ventures)도 참여했다.
현재 해당 행사에서는 국내 팀이 '톱4'에 오른 상태다. 디파이 전문 기업 메셔의 '스왈로(Swalo)'가 그 주인공이다. 메셔는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의 디파이 전문 자회사이기도 하다.
메셔는 자연어 대화만으로도 디파이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영업점 솔루션이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을 매틱(MATIC)으로 스와프하고 싶다고 하면 AI가 알아서 스와프 거래를 만들어 실행해주는 식이다.
컨센서스 현장에서 만난 최주원 메셔 대표는 "오스틴에서 좋은 성과를 내서 한국에 돌아가면 '스왈로'로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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