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파 '전설' 4인방, 그들이 말하는 'eK리그' '피파 e스포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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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두 번의 시즌을 마친 eK리그는 이제 2023년 첫 번째 대회로 다시 시동을 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피파온라인 e스포츠 무대를 오랜 시간 지켜온 4명이 있다. kt 롤스터의 김관형과 김정민, 조이트론의 김승섭, 울트라 세종의 신보석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4명 모두 각자 팀에서 감독이자 구단주, 선수의 역할을 맡으면서 여전한 열정으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6일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짧은 인터뷰 동안 이들은 피파온라인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걸어온 길을 잠시나마 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하는 eK리그와 피파 e스포츠 미래 전체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열정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과 함께 한 인터뷰였다.
A, 김정민: 이번 시즌이 세 번째 국내리그인데 이전과는 다르게 경기 방식, 드래프트 방식 등이 달라졌다. 또, 오프닝 타이틀 영상의 결과물 역시 봤는데 공을 들인 것 같아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유관중 대회다. 그래서 팬들 오셔서 응원도 하고 저희 모습도 볼 수 있는 기회라서 이전 두 번의 리그보다도 성대하고 관심을 많이 받는 대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A, 신보석: 개인적으로 작년 두 번의 시즌은 테스트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무관중 대회도 해봤고, 시즌2 결승전은 지스타에서 유관중으로도 해봤는데 전반적으로 성과가 좋았다고 생각해서 올해가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작년에 겪은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종합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올해 2라운드 진출 방식이 승점에서 다득점으로 바뀌었다. 골 넣는 맛을 아는 선수를 올리겠다는 방식으로 다른 e스포츠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가 들어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런 것들을 잘 적용해서 피파온라인 e스포츠만의 새로운 그림들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Q, eK리그는 매번 공격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방식의 룰을 고수해 왔다. 이번에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김관형:전에는 승점을 위해서 경기하다 보니까 보는 입장에서 경기를 보는 맛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승점보다는 골의 중요성이 높아져서 시청자들도 보는 맛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A, 김승섭:그전에는 무관중으로 관객도 없었고, 승점의 중요도로 경기 결과만이 중요하다 보니까 그저 '우리 이런 대회 한다'고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룰도 바뀌고 관객도 들어오면서 '같이 즐기자', '같이 환호하고 열광하자'는 느낌으로 바뀐 것 같다. 바뀐 방식으로 두루두루 다 같이 즐기기 좋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A, 김승섭:되게 재밌었다. 대회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관리받는 게 처음이었고, 이런 영상이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게 처음이니까 재밌게 촬영했고 기대감도 있다. 그리고 피파온라인 e스포츠 무대에 대한 소속감 역시 많이 생겼다.
A, 신보석:작년에는 없던 시도인데, 오프닝 타이틀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면서 영상을 만들었다.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대회가 제대로 시작되는 느낌이 들어서 각오를 다지고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또, 보는 입장에서 세련된 방식이었던 것 같다. 영상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생각해서 세련된 방식으로 대회의 새로운 시작을 소개했다고 생각한다.
Q, 오프닝 타이틀을 포함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피파온라인4 e스포츠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이 무대에 몸을 담아온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김정민: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그동안 게임 열심히 하면서 대회를 나가는 것만 좋아했다.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으로 다른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또 그걸 통해서 대회도 많이 보게끔 하는 것들이 지금은 당연해지고 있고, 그게 맞는 것 같아서 저도 생각을 고쳤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예능 프로그램 역시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A, 김관형: 사실 저는 예전에 프로게이머 생활할 때 가장 부러웠던 게 스타크래프트 리그였다. 팀이 있고, 그곳에 소속된 선수들이 있는 그런 환경이 부러웠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피파온라인 e스포츠에서도 많은 팀이 생기고 선수들 역시 생기는 걸 보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대로 계속 쭉 나아간다면 더 많은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A, 김승섭: 옛날에도 리그가 생긴다고 해서 팀이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만약 피파온라인3 때 이런 팀 단위 리그가 제대로 생겼으면 제가 피파에만 집중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후배 선수들이 이 리그의 존재에 대한 책임감과 프로게이머로서의 사명감을 가지면 좋겠다. 물론 재작년까지만 해도 1년에 4번 있던 대회가 모두 EACC 한국 대표 선발전이어서 그런 책임감이 부족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정규 리그가 생긴 만큼 eK리그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가져서 모든 선수가 프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면 좋겠다.
A, 김정민: 피파온라인3 시절 우승을 많이 할 때가 있었다. 그때 만약에 이런 리그에서 우승했다면 조금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 것 포함해서 (김)승섭이가 말한 것처럼 저희는 이런 리그가 얼마나 소중하고 만들어지는 게 어려운지 안다. 처음 시작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가벼운 느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리그가 유지되는 게 힘들고, 계속되지 않을 가능성 충분히 있기 때문에 같이 재밌게 만들어 가면 좋겠다.
Q, 가벼운 질문을 한 번 해보자면, 정말 오랫동안 피파온라인 e스포츠 무대에서 활동했는데, 각자 본인을 상징하는, 혹은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선수 카드가 있다면 누구일지 궁금하다.
A, 김정민:저는 한창 성적이 좋았던 피파온라인3 때 주로 사용한 오바메양이다. 오바메양은 그 당시 제 아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주 사용했고, 함께 우승을 많이 했다.
A, 김관형: 저는 프티다. 프티가 약한 발 3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그 선수를 쓸 때 우승을 했다. 당시 공격이나 수비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서 최근에도 사용한다. 제일 애정하는 선수다.
A, 김승섭:저는 메시가 조금은 상징적이지 않나 싶다. 예전에 2015년 결승에서 메시로 헤더를 했는데 골대를 맞힌 기억이 있다. 그때 준우승을 하면서 3,000만 원을 날렸다.(웃음) 이번 대회에도 메시를 뽑았는데 지난 월드컵에서 메시가 마침내 우승을 한 번 했으니까, 저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A, 신보석: 저는 스쿼드를 자주 바꾸는 편이라 딱히 없는 것 같긴 한데 굳이 꼽자면 스테켈렌뷔르흐다. 대회에서 한번 스테켈렌뷔르흐가 말도 안 되는 걸 막아줬다. 만약에 그때 그걸 막아 주지 못했으면 이 생활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때 스테켈렌뷔르흐가 말도 안 되는 걸 막아줘서 8강에도 진출했고, 덕분에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Q, 오랜 선수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A, 김정민: 얼마 전 EACC 우승이 기억에 남는다. 오랜만에 우승이기도 했고, (김)관형이 형과도 처음으로 같이 우승한 대회라 기억에 남는다.
A, 김관형: 저도 EACC다. 그전에는 선수로 우승을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뒤로 빠져서 선수들 관리에 집중한 대회였다. 프로게이머 생활 이후 다른 방식으로 우승했던 대회라 기억이 남는다.
A. 김승섭: 저는 2015년 결승전에서 메시로 골대를 맞춘 것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솔직히 피파온라인4에서는 남는 기억이 없다. 그 이전에 우승한 순간들은 그냥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A, 신보석:피파온라인3 때 챔피언십 마지막 결승에 올라갔다. 당시 한 번도 져보지 않은 상대에게 처음으로 져서 준우승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거만한 생각으로 '언제든 다시 결승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걸 놓치고 나니까 오랜 기간 대회에 올라가기 힘들었다. 그때 느꼈던 게 '기회라는 건 항상 오지 않는구나'다. 그래서 피파온라인4에서 국가대표 복귀했을 때 눈물이 났다. 그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참 힘들게 얻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A, 김정민:경기 내적으로는 '피파가 재밌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다'를 계속 보여줄 수 있는 형이고 싶다. 선수들 처우에 대해서는 저희가 더 좋은 대우를 받는 흐름을 이어 나가야 어린 후배 역시 좋은 대우를 받고 피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
A, 김관형: 피파온라인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산전수전, 굴곡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그런 상황에 대해 공감을 잘한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다가 어렵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저에게 기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A, 김승섭: 솔직히 '피파를 하고 싶은데 게임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개인 방송을 시작했었다. 게이머의 길은 우승을 하거나 정상급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면 힘들다. 그래서 시작하는 친구들을 말리는 편이기도 하다. 올인하는 게 아니면 그만하는 게 낫기 때문에 이 판을 키워서 어린 후배들이 정말 게임에만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부담감과 책임감 역시 짊어지게끔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남들보다 재정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 사실 지금 제가 저희 팀 선수들 월급을 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 기반이 되는 저희 팀의 스폰서 같은 경우에는 제 개인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을 보고 들어온다. 그런데 앞으로는 우리 팀 선수들, 그리고 그걸 넘어 다른 팀의 모든 선수를 보고 스폰서가 들어오게끔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A, 신보석:저는 이 피파온라인 e스포츠 무대에서 많은 걸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 안에서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매 순간 힘들 때도 있었지만, 저는 즐거울 때가 더 많았다. 그러면서 많은 성취감을 느꼈다. 그런 상황에서 시간이 지나서 보니까 지금 저희 팀 박기영과 제가 13살 차이가 나더라. 기영이가 저에게 학교를 포함한 여러 고민을 이야기했는데, 그때 '내가 받은 걸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통해 후배들이 제가 과거에 했던 것처럼 이 판에 자신 있게 모든 것을 걸고 들어와서 원하는 걸 성취하면 좋겠다. 그래서 요즘 하는 일들은 제가 받았던 걸 돌려주자는 의미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선수들이 저에게 고마워하지는 않아도 그런 것들로 인해서 자부심도 느끼고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Q, 이제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강점을 소개해 주면서 각오 한마디 부탁드린다.
A, 김관형: 저희 팀은 쉽게 말해서 우승하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이다. 최근 3 대회 연속으로 우승하고 있는데 이번 리그도 강점 잘 살려서 꼭 우승하겠다.
A, 김승섭: 저는 항상 제가 속해있는 팀이 강하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막상 까보면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아직 결승을 가보지 못해서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우승권에 들어가지 못하면 정말로 은퇴한다는 마인드로 준비하고 있다. 제가 부담감과 책임감을 선수들에게 많이 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희 선수들도 다른 때와 다르게 진지하다. 체계적으로 잘 잡혀가고 있고 이제는 팬들에게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저도 선수로 팀원들과 함께 뛸 거니까 팬들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
A, 신보석: 저희 팀은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 혹은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을 모아서 누군가에게 영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 방향성이 어느 정도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도 많이 했기 때문에 새로운 그림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감동이 있는 경기를 많이 해보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A, 김정민: 요즘 저희 팀 성적이 좋은 상황인데 열심히 준비해서 계속 잘할 테니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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