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설 2분마다 기립박수...“BTS보다 의회엔 제가 먼저”
참전용사 손녀까지 일일히 소개
BTS·블랙핑크 언급 웃음바다
韓대통령 영어로는 5번째 연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70여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맺어진 한미동맹은 이제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했다”며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청사진으로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및 영역 확장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짜뉴스, 허위선동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강화와 북한 인권 유린 참상 ▷우크라이나 무력공격 강력 규탄 등을 언급했다. 핵심 키워드로는 ‘자유’를 46회 언급했으며, 이어 동맹(27회), 북한(21회), 민주주의(19회), 경제(14회), 평화(12회), 인권(11회) 등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미 나흘째인 이날 오전 워싱턴DC의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할 것”이라며 “미국과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장된 경제적 역량에 걸맞는 책임과 기여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Aliiance of Freedom, Alliance in Action)’을 주제로 44분간 영어로 연설했다.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 연단에 올라 연설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 56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이 가운데 기립박수만 23번에 달했다. 미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BTS와 블랙핑크를 언급하며 농담을 하자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검정색 정장에 연보라색 넥타이와 행커치프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5분께 워싱턴DC의 미 의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본회의장 좌석을 가득 메운 상하원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로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이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연단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박수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도 악수한 후 연단에 섰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할 때까지 약 5분간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자유 속에 잉태된 나라,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신념에 의해 세워진 나라. 저는 지금 자유에 대한 확신, 동맹에 대한 신뢰,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미국 국민 앞에 서 있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연설 동안 모두 46회 ‘자유’를 언급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원주 324 고지전에 참전해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은 한국전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활동에 여생을 바쳤다고 소개하며 의회 연설장에 참석한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씨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데인 웨버씨의 옆 자리에 앉은 김건희 여사 역시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에 참전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문화 콘텐츠는 양국 국민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더욱 깊은 이해와 우정을 쌓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며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탑건’, ‘어벤저스’등을 언급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나왔다.
또, 윤 대통령이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것”이라며 “백악관에는 저보다 BTS가 먼저 갔지만, 여기 미 의회에는 다행스럽게도 제가 먼저 왔다”고 농담하자 의원들 사이에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윤 대통령의 연설 이후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한 친구”라며 “우리는 지난 70여 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과 자유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미치 매코넬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연설 후 윤 대통령 만난 사진을 SNS에 올리고 “양국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기뻤다”고 했다. 워싱턴DC=정윤희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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