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강심장이 있나’ 이적 첫날, 1점차에 올린 감독→SV로 신고한 투수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4. 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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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가 더 나아요."

그리고 9회 1점 리드한 상황에서 김태훈을 호출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다를 것은 없다. 7회가 됐든, 8회가 됐든, 혹은 9회가 됐든 똑같은 마음으로 던지려고 한다. 9회라고 더 부담스럽지는 않다. 나는 7~8회가 더 부담스럽다. 작전도 많이 나오고 그렇다. 9회는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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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태훈이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9회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9회가 더 나아요.”

강심장 연출, 강심장 주연인 경기아 나왔다. 깔끔하게 통했다. 삼성 박진만(47) 감독과 ‘신입생’ 김태훈(31)이 주인공이다.

삼성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경기에서 7-6의 역전승을 거뒀다. 기분 좋은 2연승이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다. 선발 장필준이 2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다. 두 번째 투수 이재희가 4이닝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타선이 추격을 시작했다. 호세 피렐라의 투런, 구자욱의 적시타를 통해 3-5로 붙었다.

이상민이 7회 1점을 다시 줬다. 양석환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그리고 7회초 모든 것이 변했다. 오재일이 만루 홈런을 폭발시키며 7-6으로 뒤집었다.

이후 8회 우완 이승현이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지막 9회만 막으면 승리. 마무리인 좌완 이승현이 올라올 것으로 보였다.

전날 등판했기에 연투이기는 하다. 그러나 2연투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1-0 세이브를 기록했기에 이날도 잘 막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했다.

삼성 김태훈(왼쪽)이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세이브를 따낸 후 강민호(가운데), 구자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그런데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김태훈이었다. 이날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 서울에서 급하게 대구로 내려와 새 유니폼을 받았다. 바로 등판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우리 타자들에게 물어보니 까다롭다고 하더라. 경험이 있는 투수니까 불펜에서 체크를 해보겠다. 중요할 때 투입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새 팀에 왔다고 오버워크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잘 준비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엔트리에는 들어간다. 등판은 좀 봐야 한다. 선수 마음이 있지 않나. 등판이 힘들 수도 있다. 지켜보겠다. 하루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고, 편할 때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김태훈은 “내가 잘해야 한다. 키움이 있을 때보다 잘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 왔지만, 나가라고 하면 나가서 무조건 막겠다. 잘할 자신이 있다. 운동도 많이 했고, 아픈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펜투수는 위기 때 나갈 수 있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게 최고다.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불펜에서 대기했다. 그리고 9회 1점 리드한 상황에서 김태훈을 호출했다. 김태훈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린 모양새다.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냈다. 이적 첫 날 세이브다.

삼성 김태훈이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9회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경기 후 김태훈은 “긴장이 됐다. 등판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올라가서 잘 막았고, 이겨서 다행이다. 8회 (이)승현이 형이 팔을 풀 때 나도 풀었다. 9회 간다고 하셔서 ‘가는구나’ 했다”며 웃었다.

이어 “재미있었다. 키움도 분위기가 좋지만, 삼성도 좋다. 크게 다를 것이 없더라. 코치님도 편하게 해주시고, 후배들도 잘해준다. 나도 편하게 있었다.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팔을 풀 때 공이 좀 뜨더라. 눌러서 던진다는 생각 하나만 했다. (강)민호 형 사인만 보고 던졌다. 구속은 얼마나 나왔는지 모르겠다. 제구는 실투가 하나 있기는 했는데 그것을 제외하면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전혀 아니란다. “마운드에 오르면 다를 것은 없다. 7회가 됐든, 8회가 됐든, 혹은 9회가 됐든 똑같은 마음으로 던지려고 한다. 9회라고 더 부담스럽지는 않다. 나는 7~8회가 더 부담스럽다. 작전도 많이 나오고 그렇다. 9회는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1점 리드 상황에서 기존 선수가 아니라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를 냈다. 보통 강심장이 아니다. 김태훈도 마찬가지다. 그 이상이다. “9회가 낫다”고 한다. 실제로 잘 막았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원석이 빠진 것은 아쉽지만, 김태훈이 스타트를 잘 끊었다는 점이 반갑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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