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일가족 비극’···친형·아버지 등 4명 숨져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친형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의 자택에서 아버지와 계모의 시신이 발견됐다.
유력 용의자는 이날 오전 저수지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된 둘째 아들 A씨(43)이다.
2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오전 5시51분쯤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B씨(45)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학교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흉기에 찔린 채 숨진 40대 남성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이날 오전 2시 48분쯤 승용차 한 대가 이 초등학교로 들어왔고, 차에 타고 있던 A씨(43)가 B씨를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흉기로 찌른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추적했다. 그러나 A씨도 이날 오전 사건 현장에서 10여㎞ 떨어진 덕진구 아중리 한 저수지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이후 스스로 저수지에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범행에 이용한 승용차는 렌터카로 파악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초등학교 인근 덕진구 송천동 A씨의 아파트 거실에서 아버지(70)와 계모(63)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했다. B씨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A씨는 따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정오쯤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뒤 형까지 살해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현재까지 A씨가 남긴 유서나 범행과 관련된 메시지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A씨와 그의 형, 아버지 모두 폭행 시비로 한두 번 이상 경찰서를 찾았다는 것이다.
관할 경찰서 형사들은 A씨와 가족들의 신원을 확인하고는 이들을 이전에도 본 적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시신 모두를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가족 간의 불화나 금전적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라면서 “지인·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탐문 조사와 부검, 증거물 분석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