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상습 성폭행한 계부 징역 10년…法, 처벌불원 의사 불수용

류연정 기자

어린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계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길)는 2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0)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7년 취업제한과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의붓딸 B양을 만 6세 때부터 약 3년 동안 수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발각 이후 A씨와 이혼한 아내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과 B양 모두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A씨 아내는 A씨로부터 1400만원의 합의금을 받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고 B양 역시 "어린 동생을 생각해 계부의 처벌을 불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아내가 받은 합의금은 피해회복에 턱없이 부족하고 B양의 처벌불원 의사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B양은 지난 1월 검찰과의 면담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가 어린 동생을 홀로 키워야 하는 상황을 거듭 걱정했다. 더불어 "계부가 나 때문에 감옥에 오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B양은 그러면서도 "계부가 처벌 받지 않으면 억울할 것 같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B양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재판부는 "왜곡된 죄책감과 엄마와 동생에 대한 걱정 때문에 처벌불원한 것으로 보이며 진실한 의사로 보기 어렵다. 만약 진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성적 자기 결정권이 형성되기 전인 미성년자의 성범죄 가해자 용서 발언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합의 여부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양형 요소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붓아버지로서 피해자를 양육하고 보호할 책임 있음에도 인륜을 저버리고 아버지로서의 우월적 위치 이용해 성범죄 저지른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A씨와 A씨의 아내가 출소 이후 재결합을 원하고 있다고 말한 가운데, 재판부는 "재결합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길 것"이라며 "피해자가 성인이 돼 자립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 가해자와의 격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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