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7명 재판행… "반 년 전부터 계획된 범죄"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가 9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강남 주택가 납치·살인 사건 피의자 7명이 28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부장검사 김수민)은 이 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 등 3인조와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를 강도살인·강도예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씨와 황 씨, 연 씨는 사체유기, 마약법 위반(향정) 혐의도 적용됐다.

피해자를 미행하고 감시한 것으로 조사된 이모 씨는 강도예비죄로 구속기소하고, 이 씨에게 마취제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 이 씨의 아내 허모 씨는 강도방조·절도·마약법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씨 등 3인조는 지난달 29일 밤 11시 45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40대 여성 A 씨를 차로 납치한 뒤 이튿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과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 씨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A 씨와 갈등을 빚던 유 씨 부부에게 지난해 9월 범행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유 씨 부부는 이 씨에게 범죄자금으로 7000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

이후 이 씨는 대학 친구인 황 씨와 자신이 운영했던 배달대행업체의 직원 연 씨와 역할을 나눠 A 씨를 감시·미행하며 범행을 계획했다.

검찰 조사에서 유 씨 부부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유 씨 부부와 A 씨 사이의 민·형사 판결문 분석, 이들의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포렌식 등을 통해 검찰은 이들의 범행이 6개월 전부터 준비된 '계획범죄'로 결론 내렸다.

검찰은 향후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자 지원 절차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