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헌 “‘오아시스’ 악역, 가족들도 뱀같다며 무서워해”[SS인터뷰]
악역 열연 효과 “이렇게 까지 싶게 욕 먹었다”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오아시스’ 속 악역 강여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강경헌을 만났다.
지난 25일 종영한 KBS2 월화극 ‘오아시스(극본 정형수, 연출 한희)’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 이두학(장동윤 분) 오정신(설인아 분) 최철웅(추영우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에서 강경헌은 2대 독자인 아들 최철웅을 향한 비뚤어진 모정으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강여진 역을 연기했다. 극중 강여진은 재선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목재소를 운영하는 지역 유지 최영식(박원상 분)과 결혼했다.
모든 것을 다 가지려는 그녀의 욕망은 극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폭주하며 드라마의 전개를 출렁이게 했다. 특히 자신이 사주해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 사람의 장례식을 찾아 태연하게 들어갔다가 폭풍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놀라울 정도다.
강경헌의 소름 돋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본인에게도 자극이 됐다. 그는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진심으로 연기를 하고 그 감정이 시청자들게에 전달되는게 보람찬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욕도 많이 먹고 칭찬도 많이 받은 작품이라 아직도 여운에 젖어있다. 끝나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들끼리 정말 끈끈해 촬영장 분위기가 참 좋았다. 배우들도 ‘20부작을 갔어야 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아쉬워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욕도 많이 먹고 칭찬도 많이 받아”
만만치 않은 악역인 만큼 강여진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전 느꼈던 부담도 털어놓았다.
그는 “나조차 너무 용서가 안 되는 역할을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이중적인 역할이다 보니 전작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보는 사람들이 질려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강여진이라는 캐릭터가 악역이지만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상해야 하고, 단정해야 하고 감정도 쉽게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 어느 정도까지 표출되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충성에게 중호(김명수 분)가 협박을 한다고 몰아가서 중호를 죽게 하는 장면과, 거짓말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치열한 고민을 거듭해 탄생시킨 강여진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강한 몰입은 극강의 분노를 낳았고 “강여진 정말 죽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을 유발했다.
그는 “‘오아시스’가 방송된 뒤 욕도 많이 먹고 칭찬도 많이 받았다. 원래 반응을 잘 안 보는데 어느 날 촬영을 마치고 가면서 강여진 캐릭터를 욕하는 댓글을 봤다”면서 “‘이렇게 심하게 욕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다. 배역을 잘 소화했기 때문이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엄마, 형부, 주변 지인들은 욕을 하기보다는 진심으로 무서워했다. 극중 배역에 대해서는 ‘뒤에서 일을 꾸미는 뱀’ 같다고 표현 하셨다. 제가 생각 할때도 앞에서 화를 내는 사람보다 조용히 웃으면서 넘어가다가 뒤에서 일을 꾸미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무플보다 악플’이라고 그런 반응을 기분좋게 받아들이려 애썼다. 그는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잘 하고 있어서 그런 반응이 오는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더 열심히 했다”며 미소 지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 많다…밝은 에너지 가진 역할도 해보고 싶어
1996년 KBS 슈퍼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온 강경헌은 지난 1996년 KBS 18기 공채 탤런트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이후 비중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공을 쌓아왔고 현모양처부터 당당한 커리어 우먼, 섬뜩한 악녀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최근에는 SBS 중년싱글들의 리얼버라이어티 ‘불타는 청춘’을 통해 사랑스럽고 청순한 매력을 가진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가지 캐릭터를 연기해왔지만 아직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너무 많다며 아쉬워했다.
강경헌은 “악역 자체가 싫거나 질리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와 자연스러운 감정을 나누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면서 “로코(로맨틱 코미디)장르나 시원하게 감정을 표현하거나,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이런 역할이 들어온다면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할 자신이 있다”며 웃었다.
끝으로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는 시청자들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새로운 작품에서 만날 캐릭터를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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