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 출신 태극마크' 주재훈의 꿈…양궁 컴파운드[주목! 이 종목]

박지혁 기자 2023. 4.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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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16년 취미로 입문해 항저우AG 국가대표
한국수력원자력 청원경찰로 활동 중인 직장인

[서울=뉴시스]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국가대표 주재훈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진천선수촌 밥은 정말 진수성찬이네요.", "세계적인 양궁 스타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올해 9~10월 열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양궁 국가대표팀에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선수가 있다.

남자 컴파운드(기계식 활) 대표팀의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 휴직)이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메달보다 어렵다'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그는 전문 선수 출신이 아니다. 군 전역 후 취미로 접한 컴파운드 활에 푹 빠진 동호인이다.

주재훈은 지난 21일 강원 원주양궁장에서 막을 내린 2023 양궁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서 1·2차 합계 결과 컴파운드 4위를 차지해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4위까지 승선이다.

주재훈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에 4명 안에 들어 큰 영광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했다.

주재훈은 해병대 전역 후 2016년 처음 양궁을 접했다. 이전까지 정식으로 운동해 본 적이 없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동호인 클럽을 방문하게 됐고, 재미를 느껴 시작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문과를 거쳐 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했다. 체육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삶이었는데 활을 처음 잡아보고, 새로운 재미와 적성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라고 한다.

[서울=뉴시스]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국가대표 주재훈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있으려고 했는지 운도 따랐다. 당초 항저우아시안게임은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이슈로 1년 미뤄졌다.

주재훈은 지난해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려고 했지만 대회를 하루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대한양궁협회는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자 원점에서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진행했다. 주재훈 입장에선 불운을 딛고 한 차례 더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는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정보보안부 청원경찰로 일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기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낸 것으로 안다. 정말 대단한 열정"이라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들면서 회사도 협조적이다. 주재훈은 휴직을 신청하고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변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는 주재훈은 "진천선수촌은 처음인데 정말 이렇게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 있나 놀랍다. 식사도 국가대표급이다. 매번 진수성찬이다. 반찬을 담을 그릇이 부족하다"며 웃었다.

리커브 부문의 김우진(청주시청),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예천군청·이상 남자부), 안산(광주여대), 강채영(현대모비스), 최미선(광주은행·이상 여자부)은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양궁 드림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서울=뉴시스]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국가대표 주재훈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같은 컴파운드 부문의 김종호, 최용희(현대제철·이상 남자부), 오유현(전북도청), 소채원, 송윤수(이상 현대모비스·이상 여자부) 등도 롤모델로 삼았던 정상급 선수들이다.

주재훈은 "처음이기 때문에 지금은 알아가는 단계"라며 "저를 신기하게 보는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과 함께 생활해 영광스럽고, 감격스럽다"고 했다. 맏형 오진혁은 "파이팅하자"며 격려했다.

5살과 8개월 아들이 둘 있는 주재훈은 "아내가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국가대표가 되면서 적극적으로 응원을 보내준다. 지역에서도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컴파운드는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에선 정식 종목이다. 리커브가 전통적인 활이라면 컴파운드는 기계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재훈은 "리커브와 달리 기계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장비를 이해하고, 튜닝 등을 알아가는 재미가 크다.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다"며 "리커브보다 빠른 화살과 정밀한 맛이 컴파운드만의 매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도전으로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듯 열심히 훈련하고 도전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했다.

좌우명은 '포기하지 말고, 나 자신을 믿자. 나는 해낼 수 있다'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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