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워싱턴 선언, 최초의 핵공유 선언”에 美 “핵공유 아냐”

백악관, 국민의힘 주장 반박 취지 입장
與 “美 백악관 관계자 발언 확인 못해”
“개별 의원마다 발언 차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은 28일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최초의 핵공유 선언”이라고 극찬했지만 같은 시각 미국에서는 “핵공유로 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금 더 확인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워싱턴 선언이 진일보한 ‘확장억제’라는 것은 노태우 정부 때까지 미국의 핵우산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당시 우리나라엔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미국 정부와 우리가 전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우리는 전술핵이 어딨는지도 몰랐고 그것을 쓸지 말지도 오로지 미국이 결정했다”며 “반면 이번 워싱턴 선언으로 인해 핵이 우리나라에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사실상으로 존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워싱턴 선언을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제발 유아적 사고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최초의 핵공유 선언”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타국과 핵공유 체제를 구축한 것은 1966년 나토가 첫번째인데 우리와의 핵공유가 두번째”라고 극찬했다. 박 의장은 “민주당은 거짓 선전, 선동과 왜곡된 비판을 중단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되는 일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문제는 같은 시각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국민의힘 입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에드 케이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 국장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에서 개최된 한국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워싱턴선언’을 핵공유라고 보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직설적으로 말하겠다”며 “사실상 핵공유로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케이컨 국장은 “한미 간에는 폭넓은 논의를 거쳤는데 미국이 ‘핵공유’라고 말할 때는 중대한 의미를 내포한다”며 “한국 대통령실이 핵공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우리의 정의로는 핵공유가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확인하기 전이기 때문에 답변하긴 조금 (어렵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저는 핵동맹으로 가기 전 단계라고 발언했고, 개별 의원 발언은 차이가 있었는데 당이 공식적인 입장을 정한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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