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가 폭락 사태’에 증권사 소집 “리스크 관리 강화” 요청···“지휘고하 막론하고 엄정 조사”

유희곤 기자 2023. 4. 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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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SG증권발 주가폭락과 관련, 국내 증권사를 긴급소집해 위험(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를 열고 레버리지(차입) 투자의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주문했다.

회의에는 국내 증권사 35곳의 대표 및 임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지수 상승폭이 주요국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신용공여 및 공매도 대차잔고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증권사가 고객에게 빌려주는 주식매수자금) 잔고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20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5000억원)보다 21.8% 증가했다. 특히 코스닥 신용융자잔고가 10조4000억원 늘었다.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대차거래(장외에서 주식을 대여·상환하는 거래) 잔고는 7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1조2000억원)보다 29.6%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삼천리, 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의 매물을 쏟아내 가격 폭락에 영향을 미친 차액결제거래(CFD) 잔고금액은 2월말 기준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2000억원(52.2%) 증가했다.

금감원은 “신용융자, CFD 등과 관련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증권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투자권유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CFD 기초자산의 위험수준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차등화하는 등 증권사 스스로 리스크 확산 방지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주가 조작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매매’를 하다가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사실을 알고 급히 매물을 내놓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CFD로 레버리지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는데도 증거금을 추가로 납입하지 못해서 반대매매가 발생하며 벌어진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함 부원장은 간담회 후 취재진에게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증권사에 고객 단위별로 세심하게 살펴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 협회장은 “증권사들이 신용 정보나 레버리지 총액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다른 증권사의 현황을 모르기 때문에 신용 거래나 CFD를 많이 이용하는 특정 고객이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열린 퇴직연금 서비스 혁신을 위한 간담회 직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과 연루했다는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위 고하, 재산 유무,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위치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와 협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처럼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를 이용해 이익을 보고자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거나 유튜브 등으로 방향성을 과하게 제시하는 행위를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며 “여러 조사와 패스트트랙을 이용한 수사 등에 대해 금융위원회, 금감원, 검찰이 이전보다 높은 강도와 의지로 공조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정 종목이 오르고 내리는 부분을 조사했냐는 질문에는 “특정 종목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고 해서 그 종목 (투자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다를 수는 없다”면서도 “차액거래결제(CFD) 등 여러 제도는 지난해부터 미비점을 검토했고 증거금 비율은 일단 행정지도를 한 뒤 감독규정 개정 등을 검토하는 작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CFD가 공매도 대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실화한 우려는 아니다”면서 “공시나 정보의 투명성 측면에서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봐왔다”고 말했다.

사태 초기 금융당국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들어야 하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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