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9세 스마일 가이가 감탄했다…어? 5실점 패전투수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완급 조절을 정말 잘 하시더라. 덕아웃에서 보면서 감탄했다. 우리나라 대표 왼손투수 아니신가. 맞붙어서 영광이었다.”
KIA 좌완 신인 윤영철(19)은 멘탈이 강하다. 어떤 어려움에 처해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런 윤영철도 잠시 웃음기를 거두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윤영철과 맞대결을 펼친 NC 좌완 구창모(26) 얘기다. 윤영철은 구창모의 투구를 덕아웃에서 지켜보며 위와 같이 말했다.
윤영철은 27일 광주 NC전서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 평균 135km였으나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더 많이 쓰며 NC 타자들의 의표를 찔렀다. 아무래도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하면 맞아 나갈 리스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구위가 아주 좋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윤영철은 탈신인급 커맨드, 변화구 구사력을 보유했다. 포수 한승택이 윤영철의 장점을 극대화한 리드, 볼배합을 했다. 어쨌든 근본적으로 윤영철은 아마추어 무대보다 다소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해야 하고, KBO리그 타자들의 특성도 더 익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스피드는 조금 더 빠르지만 스피드만으로 승부하지 않는 구창모의 장점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은 있다. 이날 구창모는 6.2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5실점했다. 7회 와르르 무너졌지만, 사실 7회 1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했다. 7회 1사까지의 투구내용만 윤영철과 비교하면 구창모의 판정승이었다.
구창모는 패스트볼 최고 148km까지 나왔다. 이의리(KIA)처럼 150km을 넘기는 건 아니지만, 국내 좌완들 중에서 절대 스피드로 처지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구창모는 스피드에 의존하지 않고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섞었다. 그리고 패스트볼로도 스피드를 조절하며 KIA 타자들의 타격 리듬을 빼앗았다. 7회 1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한 이유였다. 윤영철이 감탄한 이유였다.
물론 구창모는 7회 1사에서 김선빈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준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새드엔딩’을 맞이하긴 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윤영철의 판정승이다. 그렇지만 윤영철으로선 분명 참고할 만한 투구이긴 했다. 윤영철도 경기흐름, 타자의 컨디션 등에 따라 KBO리그에 맞는 완급조절능력을 터득하면, 레벨이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스마트한 투구를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구창모의 장점을 흡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윤영철은 “프로 타자들은 확실히 유인구에 안 속는다. 스트라이크 존도 조금 작아서 내가 좀 더 발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제 시작이니까. 심판 판정에 신경도 안 쓰고, 변우혁 선배가 실책을 했지만 자책점이 될 것도 아니어서 별로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던졌다”라고 했다.
신인답지 않은 여유가 느껴진다. 윤영철은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고, 잘 하고 싶다. 등판 없는 날엔 트레이닝 코치님들과 운동도 하고 따로 캐치볼과 불펜피칭도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등판은 긴장해서 내 투구를 하지 못했는데, 세 번째 등판이니 편안하게 던졌다”라고 했다.
[윤영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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