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 징역 30년 구형…檢 "'감옥=남는 장사' 인식 안돼"

기사내용 요약
검찰, 직원·동생에 2심서 징역 30년 구형
2012~2018년 회삿돈 614억 횡령 혐의
檢 "감옥 다녀오면 남는 장사 인식 우려"
1심, 형·동생 각각 징역 13년·징역 10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우리은행에서 6년 동안 614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A씨가 지난해 5월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05.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검찰이 우리은행에서 회삿돈 6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 직원과 동생에게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44)씨와 A씨의 동생 B(42)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하면서 262억원, 261억원을 추징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자금관리체계가 엄격한 금융기관 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쌈짓돈처럼 (돈을) 인출해 사용했다"며 "금융시스템의 신뢰 역시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이어 "1심 형을 유지할 경우 대규모 횡령 범죄라고 하더라도 감옥에 다녀오면 남는 장사라는 사회적 인식을 남길 수 있다"며 중형 구형 이유를 전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13년, B씨에게 징역 10년 등을 선고한 바 있는데 이 같은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취지다.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검찰은 A씨 형제의 횡령금액을 약 707억원으로 늘려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614억에 관한 심리만 이뤄져 왔다.

재판부는 오는 5월18일 오후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 근무한 A씨는 B씨와 함께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은행 계좌에 있던 614억여원을 3차례에 걸쳐 인출,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에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해외직접투자 및 외화예금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 거래대금인 것처럼 속인 뒤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50억여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5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회삿돈을 인출할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명의 문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2월 A씨 형제에게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여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또 A씨 형제의 횡령을 도운 혐의를 받는 조력자 7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추가 기소 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이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