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추가 감산 밝히자…"D램 가격 곧바로 올랐다"

이인준 기자 2023. 4. 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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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생산량 조정" 이어 "하반기도 탄력 생산" 밝혀
업계 1위의 공격적 감산 방침에 전 세계 '주목'
D램 가격 0.19% 반등, '바닥 다지기' 본격화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특정 제품은 (중략) 생산량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 라인 최적화 등으로 감산 규모는 훨씬 더 의미 있게 진행하고 있다. (재고 감소 폭이) 하반기에도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전자가 재고 정상화를 위한 '의미 있는 규모'의 감산을 시사하며, 메모리 가격이 진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 시장의 45.1%,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33.8%를 점유하는 메모리 반도체 부동의 1위다. 이 때문에 메모리 시장에서 업계 1위의 공격적 감산은 곧 '공급 감소'로 받아들여져, 수급 균형으로 업계에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하반기도 생산 탄력 운영"…재고 정상화 '초강수'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김재준 부사장 발언은 메모리 수급 회복에 삼성전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김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혀, 시장 수요에 따라 감산 폭을 추가 조정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시장 회복 징후가 미미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업황 반등에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재고량이 충분한 DDR4 등 레거시(구형)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램은 현재 차세대 제품인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DDR4는 사양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측은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의 경우 아직 감산 규모를 검토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낸드플래시도 최근 빠른 속도로 고용량·고성능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저수익 제품은 감산할 수 있다.

삼성 '최대 25%' 감산 전망…'공수 교대' 빨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선 올 하반기 삼성전자 감산 폭이 25%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그러나 “구체적인 감산 폭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단 현재 공급 과잉 우려가 가장 큰 D램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1개 업체에서만 생산량을 줄여도, 시장 전체 공급이 10%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삼성의 감산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D램과 낸드 생산량이 모두 전년 대비 최대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미 마이크론은 지난해 20% 감소에서 올해 25% 감소로 감산의 규모를 확대한 상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구체적인 감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실적 발표에서 "재고가 감소할 때까지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업계에서는 30%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까지 의미 있는 규모로 감산에 나설 경우, '공급 과잉'이 '수요 과잉'으로 조기에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내년 메모리 산업이 공급 부족 전환에 따른 가격 상승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70%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군별로는 D램은 86.8%, 낸드는 60.7% 상승을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상 초유 '메모리 공조'…"바닥 지났다" 기대감 '솔솔'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일부 제품의 현물가격은 전날 오후를 기점으로 반등했다. 'DDR4 8Gb (1Gx8) 3200'의 평균가격은 1.601달러로, 전날 대비 0.19% 올랐다. 또 차세대 제품인 'DDR5 16G(2Gx8) 4800·5600' 제품도 전날 대비 0.48% 상승했다.

현물가격은 소매점 거래가 가격인데, 일반적인 거래 방식인 기업간거래(B2B) 거래가격인 '고정거래가격'을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향후 가격 반등 가능성에 대비해 수요 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며 일부 제품의 가격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 회복 징후로 보긴 이르다는 평가다. 여전히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반도체(DS) 영업이익은 출하 증가에도 불구하고 추가 가격 하락에 따라 4조7000억원으로 소폭 더 악화할 전망"이라면서 오는 2분기 전사 기준 810억원 적자를 예상했다.

다만 그동안 경쟁만 벌이던 메모리 업계가 사실상 처음 생산량 공조에 나선 것은 주목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바닥 탈출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도 들린다. 삼성증권 황민성 팀장은 "감산을 해도 재고가 안 떨어지면 감산은 추가된다"며 "현재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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