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지연은 흔한 일...韓 중이온가속기 '라온' 인력 절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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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인력은 여타 해외 가속기 연구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특히 중이온가속기 운영 기술자가 적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속기 운영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IBS 중이온가속기 연구소는 관련 인력을 늘려야 합니다."
지우벨리노 소장은 "국제 과학자문위원회는 전통적으로 시행해왔던 과정"이라며 "여러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의견이 인류의 자산인 중이온가속기 운영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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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인력은 여타 해외 가속기 연구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특히 중이온가속기 운영 기술자가 적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속기 운영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IBS 중이온가속기 연구소는 관련 인력을 늘려야 합니다.”
27일 대전 유성구 IBS에서 만난 파울로 지우벨리노 독일 헬름홀츠중이온연구소(GSI) 소장(독일 다름슈타트공대 핵물리연구소 물리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IBS가 꾸린 중이온가속기연구소 과학자문위원회 멤버 13명 중 1명으로 중이온가속기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힌다. 입자물리와 중이온 충돌 및 산란 등이 주 연구 분야로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대형이온충돌실험기(ALICE) 책임자를 역임했다.
지우벨리노 소장은 “가속기 운영 기술자는 제약 등 모든 산업에서 원하고 있다”며 “결국 중이온가속기를 24시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이온가속기는 희귀 동위원소를 찾아내고 핵입자물리학 기초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연구시설로 기초과학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불린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중이온가속기 ‘에프립(FRIB)’ 가동에 들어갔으며 일본은 RIBF 가속기, 중국은 IMP 가속기 등을 운영 중이다. 세계 유수의 중이온가속기는 운영 전과 후에 국제 과학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조언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지우벨리노 소장은 “국제 과학자문위원회는 전통적으로 시행해왔던 과정”이라며 “여러 전문가들의 독립적인 의견이 인류의 자산인 중이온가속기 운영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빔 인출 시험에 성공했다. ‘단군 이래 최대 과학사업’으로 불린 라온이 당초 계획보다 4년 늦었지만 첫 시험 가동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이는 저에너지 일부 구간에서의 시험 가동이다. IBS는 올 6월까지 전체 구간에 대한 빔 시운전을 완료하고 2024년부터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본격적인 장치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우벨리노 소장은 라온 건설 계획이 밀린 것에 대해 “’원 오브 카인드(One of kind)’, 월드클래스(World Class) 수준의 과학장치를 짓다 보면 흔히 생기는 일”이라며 “여타 유수의 중이온가속기들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지우벨리노 소장은 오히려 라온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큰 연구 유연성을 가진 것에 놀랐다”며 “과학 분야에서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등장하고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적용해야 하는데, 라온 시설을 둘러보니 그런 유연성을 적용할 수 있는 공간과 준비가 충분했다. 30~40년 후를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우벨리노 소장은 라온이 최근 원자력 발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정책적 방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중이온가속기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핵 데이터 생산”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원전 개발 그리고 핵융합에 있어 중이온가속기가 생산하는 핵 데이터들은 모두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우벨리노 소장이 참여하고 있는 IBS 과학자문위원회는 지난 26일 첫 회의를 가졌다. 위원회 위원들이 각자 내놓은 자문 내용들을 종합해 약 2주 후 종합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들의 임기는 3년이다. 1년에 1회 개최가 예정돼 있다. 화상미팅 등을 통해 수시로 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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