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이상 숙려기간, 가정방문 교육…철저해진 ‘유기견 입양’ 준비[서울25]

김보미 기자 2023. 4. 2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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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가 운영하는 반려동물문화센터에 유기견 입양 후 근황을 알리는 메시지. 노원구 제공

유기동물 입양에 앞서 숙려기간을 갖거나 필수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파양 등에 대비해 준비 과정 관리가 철저해진 것이다.

노원구는 2020년 설립한 반려동물문화센터 ‘노원 댕댕하우스’를 통해 가족을 찾은 유기견 30마리 가운데 3년간 파양 사례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유기·유실동물을 줄이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마련된 센터에서는 입양 희망자가 댕댕하우스를 방문하면 상담 과정에서 동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입양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숙려기간이 10일 이상 주어진다. 이 기간에 두 차례 이상 센터를 직접 방문해 입양 의사를 표현해야 실제 입양이 추진되는 것이다.

입양이 확정되면 동물을 데려가기 전과 후 각 2회씩 총 4회 교육을 필수 이수해야 한다. 입양 전에는 반려동물과 가족이 되기 위한 준비, 동물에 대한 기초 상식을 교육한다. 입양 후에는 가정을 방문해 보호자가 양육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교육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댕댕하우스에서 2020년 이후 입양된 30마리의 유기견 중 파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센터 측은 입양을 기다리는 동물들뿐 아니라 입양된 반려견이 새 가정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기동물 수는 11만3594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입양되는 경우는 29.7%에 그치고, 절반은 자연사(28.6%)나 안락사(19.3%)로 생을 마감한다.

노원구는 유기견 입양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검진과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비 등으로 1마리당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한다. 입양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입양 후 1년간 구강·피부질환 등 질병·상해로 인한 치료·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서울시 유기동물 안심보험에도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사람과 동물이 교감하는 건전한 여가를 위해 반려견 테마 놀이터가 불암산 힐링타운 내 1000㎡ 규모로 연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라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명절 연휴에 반려견을 맡길 수 있는 쉼터를 운영하고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을 지원하는 등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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