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떨어질 곳 없다”...최악의 실적 거둔 美간판기업, 그래도 웃었다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4. 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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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국 주요 지수 동반 상승
메타14%↑뛰는 등 빅테크 강세
‘최악 손실’ 인텔에 저점 매수세
아마존 시간 외 하락세로 반전
미국 1분기 성장률 1.1% 그쳐
뉴욕의 한 공사 현장 모습.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 탓에 건설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김인오 기자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몰린 가운데 2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요 주가 지수가 일제히 약 2% 오르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1.96%, 1.57% 올라섰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2.43%, 0.64% 상승했습니다.

우선 개별 종목을 보면 전날 뉴욕증시 폐장 후 호실적을 발표한 메타(META)는 전날보다 13.93% 급등했습니다. 앞서 이번 주 초반 호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FT ↑3.20%)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L ↑3.74%) 주가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증시 폐장 후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AMZN ↑4.61%)이 올해 1분기(1~3월) 호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월가 예상보다 나은 실적이 나오면서 시간 외 거래 초반 아마존 주가가 약 8% 급등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하락세로 반전했습니다.

27일 현지시간 아마존 주가
아마존 발표를 보면 해당 분기에 회사는 1주당 순이익(EPS·일반회계기준) 0.31달러, 총 매출은 1274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기대치(EPS 0.21달러, 총 매출 1246억달러)를 웃도는 실적입니다.

순이익을 보면 대규모 인력 해고 등 비용 절감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마존은 올해 연말까지 직원 약 2만7000명을 해고하기로 하고 인력 감축을 진행 중입니다. 앞서 이날 회사는 긴축 경영 일환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에서 약 100명을 정리 해고 하기로 했습니다.

매출을 보면 광고 실적이 연간(작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결과 매출 9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장 마감 후 투자자들은 이번 호실적이 주로 긴축 경영에 의한 축소형 흑자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입니다.

27일 현지시간 인텔 주가
이밖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하다가 급반등한 종목도 있습니다. 이날 미국 간판 기업인 종합 반도체 업체 인텔(INTC ↑2.79%) 도 폐장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 장 마감 후 거래 초반 매도 우위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인텔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EPS (조정치 기준)는 0.04달러 순손실, 총 매출은 117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EPS 0.15달러 순손실, 총 매출 111억달러)에 비해서는 긍정적인 결과였습니다.

회사는 5분기 연속 매출 감소와 2분기 연속 적자 상태입니다. 특히 전체 순 손실 규모는 28억달러로 지난 2017년 4분기(6억8700만달러) 이후 분기 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작년 1분기에는 81억달러 순 이익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전체 사업 중에서도 인텔이 키우고 있는 데이터센터·AI 사업 매출이 37억달러를 기록해 연간 39% 줄어든 수준입니다. 다만 이는 월가 기대치(35억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팻 갤싱어 인텔 CEO는 성명을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은 변화와 발전을 보여주는 견실한 결과였다”면서 “특히 중점 사업인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목표를 달성했으며 거시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도 꾸준히 발전시켜 1조달러 규모 시장에서 최상의 위치에 설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인텔은 팹리스 부문에서 데이터센터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둘러싸고 경쟁 관계이던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1.75%) 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습니다. 이밖에 인텔은 AMD와 엔비디아(NVDA)가 경쟁 중인 그래픽처리장치(GPU)·AI 부문에서도 뒤쳐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회사는 턴어라운드(회생)를 선언하고 파운드리는 물론 팹리스 부문에서도 사업 키우기에 나선 상태입니다.

투자자들은 인텔의 부진한 실적에 주목해 매물을 내놓았다가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다졌다는 점, 앞서 지난 3월 인텔 경영진이 대세적인 회복을 예상했던 점 등을 떠올리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시간 외 거래는 거래 규모가 적어 변동성이 큽니다. 또 아마존과 인텔 경영진이 앞으로의 가이던스나 기타 주주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실적 설명회를 전후해 시세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분기 실적 외에 설명회까지 지켜본 후 매매 전략을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분기별 GDP 성장률 /자료=미국 상무부
다음으로 경제 지표를 보면 이날 개장 전 미국 상무부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연율 기준 1.1%를 기록해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지만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2.6%)의 절반 수준입니다. 월가 예상치도 훨씬 밑돌았습니다. 일례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는 1.8% , 다우존스가 집계한 기대치는 2.0% 였습니다.

미국 성장세를 끌어내린 것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분석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탓에 민간 기업들 투자·생산 활동이 위축된 것이 전체 GDP를 2.3%포인트(p)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 지출은 직전 분기보다 3.6%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한편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올랐습니다.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0.02%p) 오른 5.18%,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7bp 오른 4.07%,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오른 3.53% 에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강보합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00분 기준 0.02% 오른 101.49 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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