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 7명 기소…檢, 청부살인 "철저히 계획"

기사내용 요약
유상원-황은희·이경우 등 6명 구속 기소
'마취제 제공' 이경우 아내, 불구속 기소
유상원 부부,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앙심
이경우, 부부에 범행 제안하고 설계·지시
황대한·연지호, 살인 및 사체유기 실행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된 용의자 3인조 이경우(왼쪽부터) (36), 황대한(36), 연지호(30)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3.04.0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검찰이 지난 3월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7명을 재판에 넘겼다. 피해자를 살해한 뒤 가상화폐를 탈취하려 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28일 유상원(51)·황은희(49)·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 등 5명을 강도살인 및 강도예비죄로 구속기소했다. 주범인 이경우·황대한·연지호에게는 사체유기 및 마약법위반(향정)죄도 적용했다.

피해자를 미행하고 감시한 것으로 조사된 이모씨는 강도예비죄로 구속기소하고, 이경우에게 마취제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 이경우의 아내 허모씨는 강도방조,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과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 사건은 유상원·황은희 부부의 가상화폐 투자 실패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금품을 노린 이경우 등이 가세하며 공범은 7명으로 늘어났다.

사실혼 관계인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2020년 10월 피해자의 권유로 가상화폐 '퓨리에버코인(P코인)' 1억원 상당을 구매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3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듬해 초 퓨리에버코인 가격이 폭락하며 큰 손실을 입자 분쟁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이 부부가 시세조종을 했다고 투자자들을 선동해 2021년 3월 강남의 한 호텔에 부부를 감금하고 비트코인 4억원 상당을 빼앗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7~8월, 이경우는 부부로부터 피해자에게 가상화폐 자산이 많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범행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는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9월 이경우에게 범행 착수금 7000만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후 이경우는 대학 동기인 황대한을, 황대한은 과거 배달대행업 운영 당시 직원이었던 연지호를 끌어들였다. 황대한·연지호는 3월29일 오후 11시45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피해자의 주거지 부근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마취제를 주사해 살해하고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암매장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 사용된 마취제는 이경우의 아내 허씨가 지난해 12월 및 올해 3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1병씩 몰래 빼내 남편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달 9일과 13일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아 압수물 전면 재분석을 실시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범행을 전면부인했으나 휴대전화 재포렌식과 관련자 22명 조사를 통해 '가상화폐 분쟁'이라는 범행 동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유상원·이경우가 피해자를 살해한 뒤 피해자 계정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 접속하려다 실패한 정황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은 이들이 가상화폐를 탈취하려 했다고 보고 정보통신망침해죄도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6개월 이상 철저히 준비된 계획 범행이란 점을 객관적 증거로 확인했다"며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경우가 유상원 부부에게서 받은 범행 착수금 7000만원에 대한 추징보전명령을 받아 집행했다. 피해자 유족에게는 범죄피해자 유족구조금과 장례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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