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남 납치·살인’ 7명 기소…”코인 투자 실패 후 앙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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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일당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28일 피해자 A씨를 살해한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와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1), 황은희(49) 부부를 강도살인과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 3인조는 살해한 A씨를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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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코인 계좌 노린 공모 살해 결론
6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 계획
피해자 코인 계좌 접속해 탈취 시도
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은 범행 6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공모해 저지른 계획 범죄로 드러났다. 검찰은 수십억원대 가상화폐(코인) 투자 손실을 본 피의자들이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당들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28일 피해자 A씨를 살해한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와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1), 황은희(49) 부부를 강도살인과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에게는 사체유기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이번 사건을 모의하는 과정에 가담한 뒤 도중에 이탈한 이모(23)씨는 강도예비 혐의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로 알려진 이경우의 아내 허모(36)씨는 강도방조,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5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휴대폰 등을 뺏은 뒤 마취제로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여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 3인조는 살해한 A씨를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지난 1월 12일 황대한과 연지호의 범행에 가담해 3월 18일까지 피해자를 미행하고 감시한 혐의를 받는다. 허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A씨 살해에 사용된 마취제 약품을 반출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 부부는 2020년 10월 피해자 A씨 권유로 30억원이 넘는 돈을 P코인(퓨리에버)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투자 유치를 포함해 총 31억원어치의 이더리움을 투자해 P코인으로 바꿨는데 투자 직후 P코인 가격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 1만원을 웃돌던 P코인이 2021년 3월쯤에는 700원대로 폭락했고, 반면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코인 1개당 가격이 60만원대에서 250만원대까지 4배 넘게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투자한 코인이 폭락했을뿐 아니라 이더리움이 급등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가상화폐 투자에 성공해 자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진 유씨 부부는 코인 투자 실패의 책임을 놓고 A씨와 민·형사 소송을 치르며 오랫동안 갈등을 빚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씨 부부는 피해자와 분쟁이 발생하자 감정이 악화된 상태에서 ‘A씨가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수십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범행 제안을 받고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약물에 취한 피해자를 협박해 코인 거래소 계정 비밀번호를 알아냈지만 잘못된 정보로 로그인에 실패했다. 이후 3시간에 걸쳐 피해자 개인지갑에 접속을 시도하고 관련 암호 코드 등을 입력했지만 결국 코인을 빼내지 못했다. 피해자의 사망 추정 시각은 오전 4시 30분부터 6시 25분 사이다. 공범들이 코인 확보에 실패한 직후 피해자가 숨진 것이다. 이에 검찰은 이경우와 유상원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조사에서 유씨 부부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살해 공범들과 피해자 사이 벌어진 민·형사 소송 20여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차량 블랙박스 등을 재포렌식해 자료를 전수 분석했다. 또 현장검증과 구치소 등 압수수색,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했다.
특히 검찰은 구치소 압수수색을 통해 황은희가 수감 중 작성한 범행 관련 메모를 다수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이 확보한 메모에는 ‘검사의 추궁에 굴복하면 안 된다’, ‘변호사 상의 없이 절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겠다’, ‘코인 투자 실패에 대해 피해자를 향한 원망’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경우가 유씨 부부로부터 수수한 7000만원을 ‘중대범죄의 보수로 얻은 재산’에 해당한다고 보고 법원으로부터 이경우의 계좌와 가상화폐거래소 계정 등에 대한 추징보전 명령을 받았다. 아울러 A씨의 유족들에게 범죄피해자 구조금을 지급하고, 장례비와 심리치료 등을 위한 절차도 진행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직접 공판에 참여해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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